[하루 한 생각] 1월 6일 朝三暮四(조삼모사) 결과는 같은데 눈앞의 차별만 따짐

입력 2016-01-06 10:5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새해 들어 원숭이 성어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말은 개와 원숭이처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견원지간(犬猿之間)일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은 이렇게만 다루고, 다른 원숭이 성어를 언급한 뒤 내일부터는 화제를 바꿔보자.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조삼모사(朝三暮四)는 ①눈앞의 차별만을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름 ②잔꾀로 남을 속여 희롱함 등의 뜻을 담은 성어다. 열자(列子) 황제(黃帝)편과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나온다. 전국시대 송(宋) 땅에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원숭이를 기르며 살고 있었다. 狙는 원숭이 저 자다. 그러니 저공은 원숭이를 말하거나 원숭이에게 재주를 부리게 해 돈벌이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저공은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주면서 “앞으로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다”라고 했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화를 냈다. 저공이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하자 모두 좋아했다. 장자에 실린 원문은 ‘狙公賦芧曰 朝三而暮四 衆狙皆怒 曰 然則朝四而暮三 衆狙皆悅’이다. 芧는 상수리, 도토리 서 자다.

그런데 이것은 그리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장자는 저공과 원숭이를 언급하기 전에 “헛되이 애를 써서 한쪽에 치우친 편견을 내세우면서도 모든 게 하나임을 알지 못하는 것을 조삼(朝三)이라고 한다”는 말부터 했다. 아침에 네 개든 저녁에 네 개든 전체는 같은데도 기뻐하거나 화를 내는 것은 시비와 구별에 구애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자는 인간생활에서 구별은 꼭 필요하지만 지나치다 보면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깨뜨리게 된다고 말한다. 성인은 시비를 조화시키고 균형된 도리에서 쉰다. 중요한 것은 대립된 두 쪽이 다 순조롭게 뻗어나가는 양행(兩行)이라는 것이다. 조삼모사는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린이날·어버이날 선물로 주목…'지역사랑상품권', 인기 비결은? [이슈크래커]
  • '2024 어린이날' 가볼만한 곳…놀이공원·페스티벌·박물관 이벤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단독 금융권 PF 부실채권 1년 새 220% 폭증[부메랑된 부동산PF]
  • "하이브는 BTS 이용 증단하라"…단체 행동 나선 뿔난 아미 [포토로그]
  • "'밈코인 양성소'면 어때?" 잘나가는 솔라나 생태계…대중성·인프라 모두 잡는다 [블록렌즈]
  • 어린이날 연휴 날씨…야속한 비 예보
  • 2026학년도 대입 수시 비중 80%...“내신 비중↑, 정시 합격선 변동 생길수도”
  • 알몸김치·오줌맥주 이어 '수세미 월병' 유통…"중국산 먹거리 철저한 조사 필요"
  • 오늘의 상승종목

  • 05.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885,000
    • -0.64%
    • 이더리움
    • 4,427,000
    • -0.54%
    • 비트코인 캐시
    • 653,000
    • -2.1%
    • 리플
    • 744
    • -1.85%
    • 솔라나
    • 206,100
    • -1.2%
    • 에이다
    • 643
    • -3.6%
    • 이오스
    • 1,144
    • -2.47%
    • 트론
    • 170
    • -2.3%
    • 스텔라루멘
    • 155
    • -2.5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700
    • -2.05%
    • 체인링크
    • 20,150
    • +0%
    • 샌드박스
    • 628
    • -2.0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