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블랙홀’ 신흥국 자본 흡입력 암운…27년 만에 첫 자본 순유출

입력 2015-10-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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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글로벌 자금의 블랙홀로 입지를 다져온 신흥국의 자금 흡입력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27년 만에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액이 유입액을 웃돌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세계 주요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주요 30개 신흥국에 대한 투자 및 융자 등에 따른 자본 유입액은 2015년에 전년 대비 50% 감소할 전망이다. 신흥국에서 해외로의 자본 유출도 줄어드는데, 그럼에도 5400억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한다. 순유출은 1988년 이후 27년 만이다.

신문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고성장을 배경으로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여온 자원과 공산품 수출을 통한 신흥국의 성장 모델이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해석했다. 1990 년대 후반 외환 위기 시에 비해 외환 보유액은 두둑하고 갑작스러운 자금 유출 위험은 낮지만 신흥국의 경기 둔화가 세계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로 풀이된다.

자본 순유출은 경영 참여와 공장 건설을 위한 직접 투자나 금융 기관의 대출,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한 자금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라별로는 중국이 4775억 달러로 사상 최대의 순유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에서의 투융자가 80% 줄어드는 반면, 부유층이 해외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어 자본수지 적자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방 세계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575 억달러)와 정치가 불안정한 말레이시아(334 억 달러) 등에서의 순유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은 통화, 주식, 채권 등이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에 직면해 있다. 말레이시아 통화 링깃은 9월 말에 달러 대비 17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터키의 주가는 올해 10% 가까이 떨어졌고, 브라질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7년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가격은 하락)했다.

지금까지 신흥국은 세계 경제 성장의 동력원으로서 일본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폭 넓은 자금을 유치해 성장세를 구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8%에 달해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선진국의 경기 둔화를 만회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잉 설비와 자원 가치 하락으로 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올해 성장률은 4%로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지속됐던 2009년의 3.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각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헐어 자국 통화를 매입하고 있다. 이 결과 신흥국의 외환보유액 상위 10개국의 총액은 지난 8월말 시점에 6조8495억 달러로 정점인 2014년 6월보다 8.2% 줄었다고 신문은 집계했다. 이는 리먼 사태 발발 당시의 감소율 6.1%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신문은 신흥국의 외환 보유액은 지난 15년 간 11배나 증가한 데다 기업의 차입도 장기 대출 비율이 늘어 안정적이라며 외환 위기가 재연되진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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