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탐욕과 광기의 귀결...중국발 쇼크는 ‘하인리히 법칙’ 무시한 人災

입력 2015-08-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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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촉발된 세계적인 주가 폭락 사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장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 S&P500지수와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수 차례 갈아치우고 나스닥지수가 15년 만에 5000선을 뛰어넘었던 불과 2개월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증시의 다발적인 폭락 사태를 경고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가 홍콩증시에서 한때 350% 폭등했던 신흥기업주가 갑자기 20%대의 폭락세를 보이고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가 돌연 8%대 폭락하면서 정체 모를 공포심이 시장을 뒤덮었다. 중국 정부가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극약 처방을 연달아 내놨지만 한번 불붙은 공포심은 잦아들지 않았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이에 따른 증시 폭락, 설상가상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예고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서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된다.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그와 관련한 작은 사고와 징후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즉 일정 기간에 여러 차례 경고성 전조가 있지만 이를 내버려두면 큰 재해가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중국발 주식시장 폭락의 세계적인 연쇄반응은 경고를 무시하고 탐욕과 광기어린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에 의한 인재(人災)였던 셈이다.

지난해부터 국제 금융기관들은 투자자들에게 과대평가된 시장에 대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도록 꾸준히 경고해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금융협회(IIF) 등 3개 기관은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을 과대평가하는 한편, 신용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기관은 시장의 폭락장을 진작부터 경계하고 있었던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왼쪽)와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사진출처=블룸버그

IMF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작년 7월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 전망에 너무 낙관적인 것 같다”며 “미국 주식 시장은 비참한 조정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IMF의 나이젤 초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면 증시는 조정을 강요당할 것”이라며 “그것은 파괴적인 조정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은행 및 펀드, 보험사 등 세계 500여개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IIF도 당시,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웠던 변동성지수가 다시 높아지는 사태에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IMF는 지난해 말에도 비슷한 경고를 반복했다.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거품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세계 경제는 채권 · 주식 ·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위험 수위에 이른 경우 심각한 영향을 받기 쉬워지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조정받을 리스크는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IMF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세계 경제 전망은 최근 몇년새 더욱 악화했다. IMF 금융자본시장국의 호세 비냘스 국장은 “금융시장의 리스크 테이크 상황은 2006년과 비슷하다”고 경계감을 나타내고, 세계 경제가 금융 위기 직전을 연상시키는 상태에 있는지 여부를 문제삼았다.

또한 IMF는 올 1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중국 당국보다 낮게 평가, 과거 수십 년 새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이례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의 최대 위험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가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혼란이 2015년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시장의 광기와 세계 경제에 대한 수많은 리스크를 감안, IMF는 연준에 대해 성급한 금리 인상을 자제하도록 거듭 촉구했다. IMF는 환율과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더 일상적인 것이 될 공산이 크다며 지난해 10월에 일어난 미국 채권 시장의 ‘플래시 크래시’와 올해 초 스위스 프랑화 급등은 향후 변동성의 급등을 암시하고 있다고 예견한 바 있다.

IMF 뿐만 아니라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도 지난 5월 초, 주식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당시 옐런 의장은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대체로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며 시장이 과대평가 돼 위험을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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