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애플워치’ 실패해도 애플에 좋은 이유는?

입력 2015-03-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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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애플의 특별행사가 열린 가운데 애플워치가 전시돼 있다. 블룸버그

애플의 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대화면에 베팅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되찾았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애플의 지난 분기 순익은 약 20조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연매출을 웃돌고 있고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가 넘어 지난해 세계 19위였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먹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는 애플이 지난 9일(현지시간) 야심차게 ‘애플워치’를 공개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뛰어든 애플의 첫 작품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썩 좋지 않군요. 성능이 타사와 차별화된 것도 아니고 그에 비해 가격도 비싸다는 평가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산업지평을 바꿨던 것에 비하면 혁신의 정도가 약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지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현지시간) ‘애플이 직면한 성공의 함정’이라는 칼럼에서 애플워치가 실패해도 오히려 회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재미있는 주장을 펼쳐 여러분께 소개할까 합니다.

신문은 이 주장을 풀어나가는 논거로 경영학에서 혁신을 설명하는 주제인 ‘양손잡이(ambidexterity)’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 과거에 성공한 기술 영역을 더욱 깊이 파고들어 다음 혁신을 창출하려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광산자원이 고갈되듯 혁신의 씨앗도 말라버린다는 것이지요.

이를 피하려면 지금까지 경험이 없는 분야에 도전하거나 실패를 통해 식견을 넓히고 다양한 지식을 결합해 혁신의 원천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처럼 전문 분야에 기대 혁신을 창출하는 것을 ‘지식의 심화((exploitation)’, 두 번째의 경우는 지식의 범위를 옆으로 넓히기 때문에 ‘지식의 탐색(exploration)’이라고 부른다네요.

혁신의 비결은 바로 양손잡이가 왼손, 오른손 모두 능숙하게 쓰는 것처럼 심화와 탐색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학문적으로 따져서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은 간단합니다. 혁신을 위한 탐구를 ‘넓고도 깊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부할 때 많이 듣던 말이지요.

이에 신문은 애플이 최근 계속 성공하고 실패가 적은 게 우려할만 하다고 봤습니다. 실패를 통해 조직에 새로운 지식이 축적되고 그것이 다음 혁신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워치가 실패해도 좋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실 애플도 실패로부터 빛을 본 기업입니다. 그 가운데 예를 들자면 역시 1993년 나온 세계 최초 개인정보단말기(PDA)인 뉴턴입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개념에 하드웨어가 툭하면 고장을 일으키고 가격도 지금 스마트폰과 맞먹는 699달러에 달해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얻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고 나서 1998년 뉴턴 생산을 중단시킵니다. 그러나 뉴턴을 통해 축적된 기술은 바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탄생의 토양이 됐습니다.

애플워치가 회사의 또다른 성공작이 될지 아니면 훗날 나올 혁신적인 웨어러블 기기의 씨앗이 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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