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CF 지원 현장 동남아를 가다] 메콩강 기적 씨앗 뿌리는 한국정부

입력 2014-02-11 07:14 수정 2014-02-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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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제방 덕분에 우기 때 비가 많이 와도 홍수 걱정이 사라지게 돼 한국에 감사한다. 인근 집값도 많이 올라 주민들이 좋아하고 있다.”-라오스 비엔티안 반야핑 마을 이장인 블롬 캄쇼프(60).

“한국이 메콩강 제방을 만들어 준 덕분에 비엔티안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처와 문화공간이 됐다. 연인들의 새로운 데이트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김 주디(26) 초등학교 6학년 때 라오스 이민 한국교포.

“메콩강 제방 사업은 우리에게 새로운 해외진출의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원하는 메콩강 권역(GMS) 북부 도로교통망 개선 사업의 공개입찰에서 수주할 수 있게 됐다.”-한국 설계·감리회사 이산 해외사업본부 김호식 전무(57).

지난 4일 한국정부의 지원으로 건설하는 라오스 비엔티안 메콩강변 제방길 공사현장을 찾았을 때 현지 주민과 공사관계자들이 이번 공사의 의미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공사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시 중심부에 흐르는 메콩강 좌안 제방 총연장 12.3km와 라오스 대통령궁을 중심으로 한 강변공원 14.5ha(1ha=10000㎡), 강변도로 3km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메콩강은 태국과 라오스 국경 사이에 흐르는 강으로 상대적으로 경제부국인 태국이 제방 정비를 완료해 우기(4~10월)때면 제방이 없는 라오스쪽으로 강물이 범람해 홍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컸다. 이에 따라 라오스 정부는 선진국이 저개발국가를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가운데 한국에 유상차관으로 제공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요청해 이번 공사가 진행됐다. 이번 공사에 한국정부는 연리 0.5%, 거치기간 10년을 포함한 상환기간 30년 조건으로 3721만3000달러를 라오스정부에 지원했다. 공사진행은 공개입찰을 통해 설계·감리회사와 시공사로 국내 기업인 이산(구 남원건설엔지니어링)과 흥화가 맡게 됐다.

지난 10일 준공식을 한 이번 공사는 현재 2km 구간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제방 사업 현장을 둘러보니 우리나라 한강 강변 모습과 유사해 낯익은 모습이었다. 한강 강변과 달리 자연친화적으로 제방둑을 쌓아 식물이나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점 외는 강변공원과 제방둑길은 한강변을 걷는 착각이 들 정도로 유사했다.

이에 대해 이산 김 전무는 “한국 연수를 왔었던 라오스 정부 공무원들이 한강변에 깊은 인상을 받고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홍수 피해를 방지하고자 메콩강 제방축조 사업을 한강변과 같이 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 진행 동안 국내 비영리민간조직(NGO) 단체들이나 환경단체들이 자연환경 파괴나 무상원조가 아닌 순수하지 못한 유상원조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한다. 실제 한 NGO단체 회원 20여명이 몰려와 공사현장에서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현지에서 공사를 맡은 이상현 흥화 해외부 부장은 “유·무상을 떠나 이번 EDCF 지원 사업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진출 발판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현지 주민들도 이번 공사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미스에스 티파코네 라오스 재무부 외자금융부 국장도 “교육이나 의료 등에는 무상원조가 필요하나 이번 메콩강변 종합개발은 무상보다는 유상차관이 더 효율성이 있어 한국 정부에 감사한다”며 “과거 원조 수혜국이었던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원조를 해주는 나라로 발전한 점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또 티파코네 국장은 “한국정부가 보다 많은 사업을 라오스 정부와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사업으로 국민의 한국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호의적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이번 사업 외에도 라오스에 루앙프라방 지방국립대학교 설립사업, 북부도로 개선사업, 송전사업, 소방설비 공급사업 등 총 9개 사업에 총 188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라오스 현지에서는 한국정부의 더 적극적인 유·무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라오스 지원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중국의 유·무상 지원사업은 대부분 중국 장비와 중국 인력이 들어와 공사를 하다보니 실제 라오스 정부가 공사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제한적이다. 반면 한국은 핵심 인력을 제외하고는 현지 인력을 쓰기 때문에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에 한국과의 유대관계를 긴밀히 하기를 원하고 있다.

실제 이번 메콩강변 종합관리사업 시공사인 흥화도 핵심인력 4~5명을 제외하고는 400~500여명의 공사인력을 현지인을 채용해 공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정부는 재정부담으로 EDCF 재원마련이 쉽지 않아 규모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미 중국과 일본은 자국 기업의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유·무상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프라 건설에 나서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 정부도 해외사업 성과가 없어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을 도울 수 있도록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저개발 국가를 도울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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