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논에서 벼 대신 사료작물 재배… 한우 농가의 꿈을 키우다

입력 2013-12-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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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35

한미 FTA 체결 이후 국내 소값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거기에, 세계적 이상기후로 인한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국내 축산 농가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축산 농가의 경쟁력 강화와 고품질 축산물 생산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충남, 전남, 경북, 경남 지역의 선도 농가들을 선정해 지역별 부존자원을 활용한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양질 조사료 자급화를 통해 사료비 절감과 함께 생산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논 휴경지를 이용한 지역별 사료작물 작부체계는 벼 재배 농가와 축산 농가 모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논에 벼 대신 사료작물을 심다

2012년 국립축산과학원은 각 지역 한우 축산 농가의 경쟁력 강화와 고품질 축산물 생산을 위해 ‘벼 대체 사료작물 재배 양질 조사료 생산 수익 모델‘ 현장접목 연구를 시작하였다.

논을 활용한 조사료 재배 단지는 벼가 주 품목이었던 논에 대체작목을 심어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연중 양질 조사료의 안정 생산체계 구축, 쌀 재고 누적 해소, 양질의 조사료 이용 확대 등 축산 농가의 경영 안정화에 기여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겨울 유휴 농지를 활용한 연간 다모작 작부체계는 토지 이용률 제고 효과도 있다. 농가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조사료의 한계를 뛰어넘어 양질의 조사료를 최대 연 3회까지 생산할 수 있게 돼 국내 축산업의 발전과 농가 경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축산과학원과 각 지자체는 논을 이용한 사료작물의 종자보급 및 작부체계 완성을 위한 다각적 연구를 통해, 지역별로 적합한 사료작물의 재배면적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본 현장접목 연구로 양질의 조사료를 최대 생산할 수 있는 조사료 경영체의 육성이 기대되며, 자급사료 생산으로 축산 농가의 오랜 숙원인 사료비 절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위면적당 양질 조사료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라

우리나라는 전체 면적 대비 농경지 면적이 협소한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토지 이용률 향상을 통한 효율적 작부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휴경지를 이용한 사료작물 재배는 축산 농가 경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사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은 모두 한우 사육 농가로, 농장에서 급여하는 조사료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보통 자가 논과 임대 논을 활용, 2모작 또는 3모작 재배를 통해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사료비 절감은 물론 겨울철 유휴경지 활용도도 높은 편이다. 축산 농가 경영비에서 사료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비싼 농후사료와 수입 조사료 대신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국내산 양질 조사료 사용은 가축 생산성 증대와 사료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중요한 변화이다.

국립축산과학원 김맹중 연구관은 “조사료 생산 지원 사업은 사료작물, 볏짚 등 지역별 부존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우수한 국내산 조사료를 연중 생산·공급하는 것”이라며 “양질의 조사료를 안정적으로 축산 농가에 공급하는 것은 축산산업 선진화의 토대가 될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지역에 알맞은 조사료 생산 작부체계 모델 찾기

충남 지역에 접목된 연구는 그동안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주로 재배되었던 조사료 생산을 중부지방까지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천안시 농업기술센터는 2013년 벼농사 대체 작목으로 옥수수와 수단그라스를 논에 재배해 경제성을 확인하고 앞으로 조사료 최대 생산 작부체계 모델을 개발해 양질 조사료 생산기반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북 지역 역시 겨울철 조사료 재배 여건이 남부 지방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볏짚을 제외한 고품질 조사료는 대부분 수입 조사료나 남부 지역에서 생산한 건초에 의존해 경영비 부담이 컸다. 이에 지역에 적합한 조사료 수익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돌입, 현재 신품종 조사료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의 재배가 한창이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추위에 약해 남부 지역에서만 한정 재배돼 왔으나, 본 연구사업을 통해 재배면적을 확대한 것이다.

▲직접 생산한 양질 조사료 급여로 배합사료비 대폭 절감

전남 영암의 이행도 농가<사진>의 논에서는 옥수수가 한창 자라고 있다. 이행도 농가는 전남의 대표 브랜드인 “매력한우”를 생산해 연간 200두의 한우를 출하하고 있다. 사료비 절약을 위해 소비되는 조사료의 전량을 자가 논 7ha 및 임대 논 74ha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행도 농가는 “200두의 소를 먹이기 위해 하루 평균 500~600kg의 라이그라스 묶음 6개가 필요하다”며 “이를 사료로 대체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가격경쟁력을 얻기가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휴경지를 활용한 조사료 생산으로 생산비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며 조사료 자급의 이점을 소개했다. 평균 수입 조사료 가격이 kg당 300원, 저질 조사료가 kg당 100원인 것에 비해 직접 생산한 양질의 조사료를 자가 소비 시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또한 농가가 직접 생산한 조사료를 법인체나 조합에 공급할 경우 kg당 80원의 소득을 얻을 수 있어 농가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경남 고성에서는 새로 도입한 사료용 청보리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재배면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두소 농가에서 사료용 청보리를 시험 사육한 결과, 소의 육질과 체중 향상은 물론 배합사료 절감 등의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질 조사료 생산으로 경영비 감소와 함께 품질이 우수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축산물의 공급이 가능해졌다.

▲사료 수급 안정화, 논에서 양질 조사료 생산이 답이다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조사료는 연간 570만 톤. 이 가운데 1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조사료 생산기반 확대는 축산 농가들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별 조사료 작부체계가 확대되면 배합사료 원료 절감, 수입 조사료 대체 효과, 고급육 출현율 향상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축산 농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해 조사료 증산 대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사업이 농가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관련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조사료의 사료가치 증진을 위해서는 저장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해 연중 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각 지역의 기후에 적합한 국내산 조사료 신품종 개발을 위해 생육특성, 생산성, 품질 등 사료가치를 평가하여 지역별 품종을 선발하고 대량생산을 위한 작부체계를 개발하여 농가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벼 대체 사료작물 재배 양질 조사료 최대 생산 수익 모델에 대해 관심 있는 농가는 국립축산과학원 김맹중 연구관(041-580-6773)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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