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욱일승천기로 한국 모욕한 영국 워게이밍사

입력 2013-06-28 08:14 수정 2013-06-2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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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게임사 워게이밍의 개발자가 던진 발언 때문에 국내 2000여만명에 이르는 게이머들이 발칵 뒤집어졌다.

사건은 이 회사가 최근 내놓은 신작 ‘월드 오브 워십’이란 게임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전범기’가 버젓이 등장한 데서 비롯됐다.

국내 게이머들은 즉각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영국 본사 개발자가 내놓은 해명이 결정타였다.

워게이밍 본사 개발자는 “욱일전범기가 나치 독일의 전범기인 하켄크로이츠처럼 국제재판소에서 위법 판정을 받지 않아 (게임 내에서)삭제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욱일전범기는 2차대전 당시 일본 해군이 사용하던 깃발로, 태양과 햇살을 형상화해 ‘욱일승천기’라고도 불린다. 하늘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일본이 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담아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이 됐다.

4 만명에 이르는 게이머들이 욱일전범기를 삭제해 달라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워게이밍 본사는 게임 동영상에서 해당 깃발을 뺀 상태다.

문제는 영국 콘텐츠산업계가 2차 세계대전 당시를 바탕으로 할 경우, 매번 습관처럼 욱일전범기를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욱일전범기를 삭제하면 마치 게임의 완성도가 낮아진다는 뉘앙스다. 욱일전범기의 역사적 배경을 무시한 채 한국시장을 겨냥한 이 회사의 전략이 가관이다. 영국의 욱일전범기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영국 록 밴드 뮤즈의 신곡 뮤직비디오에 욱일전범기가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워게이밍 본사 해명은 더욱 어처구니없다. “단지 개발자의 개인적 주관일 뿐이다”

이 회사의 대응을 보면 한국 게이머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듯하다.

만약 싸이 뮤직비디오에 강한 독선과 카리스마를 뜻하는 의미로 가볍게 하켄크로이츠를 넣은 동영상이 삽입됐다면, 유태인들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한국 게이머들이 갖는 분노를 진정 이해하지 못하는 게임회사가 문화콘텐츠를 한국시장에 팔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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