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 폭락...유가 부양 놓고 사분오열하는 석유 카르텔

입력 2020-03-08 11:07 수정 2020-03-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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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감산 반대에 사우디 초강수 “4월 산유량 하루 1000만 배럴 이상 증대”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에 도착하고 있다. 빈/AP연합뉴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에 도착하고 있다. 빈/AP연합뉴스
국제 원유시장을 쥐락펴락해온 중동 석유 카르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사분오열(四分五裂)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급락하는 가운데,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플러스(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과 주요 10개 산유국 연합) 장관급 회의에서는 감산 규모 확대 등 현안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확대를 주장했지만, 석유시장 점유율 하락을 우려하는 러시아가 반기를 들면서 합의가 불발됐다. 이에 공동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이 여파로 국제 원유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10.1%(4.62달러) 떨어진 4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이며, 하루 낙폭으로는 2014년 11월 28일 이후 5년여만의 최대폭이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9.50%(4.75달러) 내린 45.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낙폭은 2008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원유시장 점유율 경쟁을 중단하고, 유가 부양을 위해 2017년 1월부터 이어온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의 공조 체제에 균열이 생긴 것”이라며 “이것이 시장 심리에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시 OPEC플러스는 하루 평균 150만 배럴을 추가로 감산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끝내 러시아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또 OPEC플러스는 이달 말 종료하는 기존 감축량에 대한 기간 연장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OPEC과 비OPEC 간 산유량 협상은 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내려진 결정을 고려하면, 다음 달 1일부터 우리를 포함해 어떠한 OPEC 혹은 비OPEC 국가도 감산 요구를 받지 않을 것”이고 말했다.

산유국 간 공조에 균열이 일자 사우디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4월에 하루 1000만 배럴을 크게 웃도는 규모의 증산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7일 블룸버그는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가 필요한 경우에는 대폭의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사상 최대인 하루 1200만 배럴까지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원유 수요가 크게 침체된 상황에서 사우디가 공급량을 늘릴 경우 국제 원유시장에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사우디가 사상 최대 규모의 증산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건, 러시아와 다른 산유국들에 최단시간에 최대한의 고통을 가해 그들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려는 시도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하지만 산유국 간 입장 차가 워낙 뚜렷한 만큼 쉽사리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산유국들은 가격이 오를 때에는 결속이 쉽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입장 차이가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사우디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해외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기 위해 유가 회복이 절실한 반면, 러시아 등은 감산에 따른 점유율 하락에 강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로 석유 카르텔 간 이해 대립이 표면화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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