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주는 ‘이방인’이 아니다

입력 2019-09-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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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리 자본시장1부 기자

“주가를 딱히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서요.”

최근 취재를 위해 접촉한 한 상장사 임원의 말이다. 불과 얼마 전 공시한 내용에 대해 묻자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일명 ‘주담’이라 불리는 IR담당자를 찾자 주주들을 상대할 일이 없어 담당자가 없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선 이 같은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는 일장연설로 대화를 끝맺었다.

기시감이 들었다. 비슷한 말을 들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회사 대표는 상장 이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주가 신경 쓰지 않고 사업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주가 추이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을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듯했지만, 시장에 기업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할 말로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주가에 신경 쓰지 않는 상장사’라는 말은 그 자체가 모순에 가깝다.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을 시장에 선보인다는 건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게 된다는 의미다.

상장을 통해 기업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에 뛰어들고, 이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 이 과정에서 큰 이득을 보는 건 회사의 지분을 많이 보유한 대표이사와 임원들이다.

기업은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주들의 궁금증에 성실하게 답변해야 한다. 주가가 많이 내려갈 경우엔 주가부양책도 고민해야 한다. 주가 추이가 실질적 사업 내용과는 무관하게 날뛰는 경우가 많아 기업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그게 주주들과의 소통을 등한시해도 되는 이유가 될 순 없다.

주주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기업 성장을 함께하는 ‘동반자’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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