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감산, 국가 경제 비상관리 체제를

입력 2019-07-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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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減産)을 결정했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하면서 감산을 통해 불황을 견디기 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D램 생산량을 4분기부터 줄이기로 했다. 올해 낸드플래시 감산 규모도 당초 계획했던 10%에서 15%로 확대한다. 투자규모도 축소된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 공장의 클린룸 설비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재검토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글로벌 시장 점유율 29.5%(2018년)를 차지하는 2위 업체다. 삼성전자가 43.9%로 1위이고, 미국 마이크론이 23% 정도로 3위이다. 이들 세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는데, 마이크론은 이에 앞서 6월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10%씩 줄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6376억 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9%나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의 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었던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

우선 불황에 따른 재고 부담을 덜고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문제는 감산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앞으로 반도체 시황이 언제 살아날지 점치기 어렵다.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등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최대 불확실성이다. 글로벌 수요가 회복된다 해도 한국 반도체 산업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은 세계 1위 삼성전자의 감산 여부 또한 주목된다. 삼성은 아직 “인위적인 생산 감축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가 가장 큰 변수다. 단기적으로는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핵심소재의 안정적인 조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삼성까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이 경우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은 치명적이다. 반도체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는 설명이 필요치 않다. 작년 전체 수출의 20.9%, 국내총생산(GDP)의 7.8%를 차지했다. 반도체가 무너지면 수출·투자·고용의 감소와 성장률 하락 등 경제의 총체적 후퇴로 이어진다.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 2.2%(한국은행) 달성도 어렵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반도체 쇼크’가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로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비상한 위기다. 기업들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환경 악화로 이미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정부 또한 특단의 대응책이 요구된다. 산업 구조조정, 신성장 동력 발굴, 소재·부품 국산화 등 늘 하던 식의 중장기 전략만 내세울 때가 아니다. 국가 경제의 비상한 위기관리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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