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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역악화에 일본 쇼크, 신용등급 강등 경고

갈수록 악화하는 교역환경에 국내 간판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 200대 기업 신용등급이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한·일 간 무역마찰이 성장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기업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S&P는 이와 함께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낮췄다. 연초 2.5%로 전망했으나 4월 2.4%로, 이번에 또 2.0%로 대폭 하향한 것이다.

S&P는 10일 내놓은 ‘높아진 신용위험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글로벌 수요둔화와 무역분쟁 심화로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정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영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생산과 투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노동시장이 취약해 소비악화로 이어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기업실적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자본투자와 주주환원 확대 등 공격적인 재무정책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S&P는 올해 현대차그룹과 SK하이닉스, LG화학, SK텔레콤, KCC 등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바 있다.

최근 무디스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기존의 Aa2(안정적)로 유지했지만, 일본의 수출제한으로 한국 경제 둔화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만간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올해 성장률은 2.1%로 전망했다. S&P, 무디스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하나인 피치의 성장률 전망치는 2.0%다.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의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돼 한국이 받을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우려에, 일본의 통상보복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성장전망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기존의 2.2%에서 1.8%로 하향조정했고, 씨티와 골드만삭스는 2.1%, JP모건 2.2%, 노무라 1.8%, ING그룹은 1.5%로 내다봤다.

성장률 하락과 신용등급 강등이 가져올 후폭풍을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지금처럼 재정을 퍼부어 경기를 떠받치는 정책을 펼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진다. 재정건전성의 제약이 따르고, 그렇지 않아도 세수전망까지 나빠지고 있다. 기업의 경우 자본조달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조달비용도 급격히 올라간다. 무엇보다 투자 불확실성의 증폭으로 국내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금의 대거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온통 비관적 성장전망만 쏟아지는데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급한 것은 최대 리스크인 일본의 수출규제 해결이다. 사태가 길어지면 수많은 공장이 멈춰서고, 나라 경제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비상한 위기다. 결국 외교적 해법 말고는 지금 달리 길이 없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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