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청탁(請託)과 추천(推薦)

입력 2019-04-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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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제대로 된 이력서도 제출하지 않았는데 채용이 되었다거나 시험 성적이 나빴는데도 합격하는 등 부적절한 방법으로 자녀의 취업을 청탁한 의심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청탁은 ‘請託’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청할 청’, ‘의지할 탁’이라고 훈독하는데 ‘청촉(請囑)’과 ‘부탁(付託)’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말이라고 할 수 있다. ‘囑’은 ‘부탁할 촉’이라고 훈독하며 ‘付’는 ‘줄(give) 부’라고 훈독한다. ‘請囑’은 부탁을 청하는 것이고, ‘付託’은 의지할 데를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두 말을 합성한 請託은 “부탁을 청하고 의지할 데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내게 이롭도록 간청하고 부탁하며 그 간청과 부탁을 들어주도록 은근히 압력을 가하는 것을 청탁이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청탁 중에는 건전한 청탁도 있다. “열심히 살도록 늘 좋은 말씀을 해 달라”는 청탁을 할 수도 있고, “과음하지 않도록 늘 주의를 주시기 바란다”는 청탁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청탁이라는 말이 이처럼 좋은 의미로는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뒷거래’의 의미를 강하게 띤 부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다.

추천은 ‘推薦’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밀 추’, ‘천거할 천’이라고 훈독하는데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적합한 사람이나 물건을 해당 위치에 밀어 올려놓는다”는 뜻이다. ‘艸(草:풀 초))+廌(해치 치)’의 구조로 이루어진 ‘薦’은 본래 “시비와 선악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상상 속의 동물인 ‘해치(廌=해태)’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먹이풀을 올린다”는 뜻이었는데, 나중에 어느 조직이 일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인재를 천거한다는 의미로 뜻이 확대되어 ‘推薦’이라는 말로 정착하였다.

시절이 하수상하여 부정한 청탁을 추천이라고 강변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청탁으로 몰릴까 봐 진정한 추천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숨은 인재를 어떻게 찾아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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