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요지부동(搖之不動) 막무가내(莫無可奈)

입력 2019-0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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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요즈음 우리나라 정치판은 ‘요지부동’과 ‘막무가내’라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지부동은 搖之不動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흔들 요’, ‘그것(this) 지’, ‘아닐 불’, ‘움직일 동’이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그것을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之’는 흔히 ‘갈(go) 지’라고 훈독하지만 대명사로서 목적어 역할을 함으로써 ‘그것’, ‘이것’, ‘저것’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글자이다. 자극을 주며 흔들어도 전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태가 곧 搖之不動이다.

막무가내는 ‘莫無可奈’라고 쓰며 각 글자는 ‘없을 막’, ‘없을 무’, ‘가할 가’, ‘어찌 내’이다. ‘막무(莫無)’는 ‘없다’는 뜻이 겹쳐 있기 때문에 자칫 이중부정의 의미로 파악하여 ‘없지 않음’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는데, 이때의 ‘莫’은 ‘그보다 더한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막대한 손실’, ‘막대한 영향’ 등에 사용된 ‘莫’이 바로 그러한 예인데 ‘莫大’는 ‘크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클 수 없다’는 뜻인 것이다. ‘無可奈’만으로도 이미 ‘어찌할 수 없음’이라는 뜻인데 그 앞에 ‘莫’이 붙어서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어찌할 수 없음’이라는 뜻이 되었다. 그러므로 국어사전은 ‘莫無可奈’를 “도무지 어찌할 수 없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요지부동으로 자신의 입장만 고수하면 결코 조화로운 정치를 할 수 없는데 우리 정치판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을 해줘도 상대의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자신의 주장만 하는 정치인이 수두룩하다. 막무가내의 주장을 통해 각종 구설에 휘말림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을 하는 정치인도 있다. 참 불쌍한 사람이다. 요지부동으로 막무가내의 주장을 하는 정치인들을 잘 봐뒀다가 총선 때에 반드시 엄중한 심판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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