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 후폭풍] 내년부터 스키장ㆍ워터파크 할인 사라질 듯

입력 2018-12-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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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명절·수험생 할인 혜택 등 일회성 마케팅 비용 절감안 모색

#워킹맘 김성실(37) 씨는 4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 요즘 주로 쓰는 건 항공 마일리지를 모을 수 있는 L사 카드다. 20만 원에 달하는 연회비가 부담스럽지만, 15만 원짜리 상품권을 주는 데다 호텔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 얼마 전 새로 만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테마파크에 놀러 갈 때는 S카드를 애용한다. 입장료를 반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녀온 스키장 리프트권은 H카드로 결제해 40%나 깎았고, 통신료는 단말기를 살 때 할인 혜택을 받았던 W카드로 내고 있다.

내년부터 김 씨는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사 부가 서비스를 전면 손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은 수익자 부담이다. 입학·졸업을 시작으로 휴가, 수능, 블랙프라이데이 때마다 넘처나던 ‘카드 이용 꿀팁’은 이제 보기 힘들게 됐다.

◇정부 “부가서비스 < 연회비”… 카드사 킬러상품 사라질 수도 = 지난달 정부의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 방안이 발표된 이후 카드사들은 비상 경영체제를 가동하고,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일회성 마케팅을 어디까지, 얼마나 줄이는가가 핵심이다. 일회성 마케팅은 졸업·입학 시즌이나 겨울·여름철, 설·추석과 같은 때에 일시적으로 무이자 할부, 포인트 추가 적립 등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카드사의 핵심 유인책이다. 혜택을 받기 위해 고객들이 카드를 새로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연회에 버금가는 상품권을 준다는 매력에 9월 L카드를 발급받은 김 씨처럼 말이다.

정부는 이러한 혜택을 약관에 포함되지 않은 ‘비(非) 탑재’ 서비스라고 규정한다.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과도하게 쓰는 비용이란 얘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공된 부가서비스 혜택은 5조8000억 원인 데 반해 카드 연회비는 8000억 원에 불과했다.

정부는 업계 관계자들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합리적인 선에서 서비스 축소를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일회성 마케팅이 손질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워터파크 입장료는 물론, 스키장 리프트 요금이나 대여 비용을 할인해주는 이벤트 등은 내년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A사 관계자는 “무이자, 포인트 혜택 등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 당장 설 마케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비싼 무기 쓴다고, 군인에게 총 뺏은 격”… 중소형사 ‘비명’ = 그간 고(高)비용 마케팅은 카드사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카드사 총수익에서 마케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0%에서 지난해 25.8%까지 불어났다. 마케팅 비용 가운데 부가서비스 비용이 4조4808억 원(73.8%·지난해 기준)으로 가장 많다.

문제는 중소형 카드사들이다. 중소형사들은 일회성 마케팅을 줄이면 시장점유율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객 감소→수익성 악화→고사’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구매 실적(일시불+할부+체크)은 2011년 334조 원에서 지난해 617조 원으로 84.7%나 불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1000억 원에서 2조2000억 원으로 5.7% 증가에 그쳤다. 올해는 1조65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25.7% 순익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기준 5%로 업권 최저 수준이다.

B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마케팅을 제한하더라도 고객층이 두터워 비용 절감이 가능하지만, 중소형사들은 시장점유율이 축소돼 곧바로 순익이 줄어든다”며 “무기가 비싸다고 군인에게 총을 빼앗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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