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에린의 벤처칼럼] 창업자는 얼굴이 둘이다

입력 2018-08-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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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전 칼럼에서 챔피언의 역할과 중요성을 사내 벤처의 맥락에서 논의하였다. 챔피언은 팀 내에 많을수록 좋다. 챔피언을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 또는 무슨 역할이냐보다는 팀과 프로젝트의 진행에 대한 개인적 자세와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즉 챔피언이 반드시 사내 벤처의 리더나 창업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리더나 창업자는 반드시 챔피언이어야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성공적 리더나 창업자에게서는 좀 더 독특한 성향들이 종종 발견된다. 창업자정신 또는 앙트레프레뉴라는 분야가 학문으로 막 시작하던 1990년대 말에 많은 연구들이 창업자의 성향 분석에 집중됐다. 이런 연구는 여러 요소를 이야기하지만, 연구를 통해 공통적으로 많이 발견된 창업자들의 성격적 특징이 긍정성(optimism)이다. 즉 정보와 불확실성을 해석하는 데 좀 더 긍정적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창업자가 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어떤 성향이 창업을 성공시키는가를 살펴본 연구가 긍정성이 창업 성공과 오히려 반대의 관계일 수 있음을 알려준 것이다. 즉 결과에 대한 확신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성격적 요소가 창업자가 될 확률은 높이지만 창업을 성공시키는 것에는 꼭 긍정적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공한 창업가나 사내 벤처를 성공시킨 리더들은 양면성을 가진 경우가 많다. 즉 일반인보다 훨씬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그 반대로 진행과 결과에 대한 엄청난 걱정과 편집증을 동시에 보인다. 이러한 양면성이 초기 관점에 편향되지 않고, 늘 중요하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비관적 정보나 시장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게 하며, 동시에 종종 부딪치는 난관에 절망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가능성을 찾아보게 하며, 위험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위험 대비를 고려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벤처 투자가들도 긍정적 성향만 보이는 창업자나 기업에는 투자를 조심하게 된다. 실제 본인이 참석한 벤처 투자 결정 심사에서 창업자가 이런 양면성이 있는지, 이를 어찌 조절하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지나친 긍정성은 조심해야 할 사인으로 짚고 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창업자가 팀을 꾸려갈 때는 긍정성이 더 크게 나타나야 한다. 이게 없이는 팀의 챔피언을 많이 만들어 내기 어렵다. 리더는 반드시 자신뿐 아니라 벤처에 관여하는 팀원들에게 영감(inspiration)을 주고 그들의 자신감(confidence)를 끌어내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벤처가 제시하는 솔루션에 소비자가 영감을 받기도 어렵고 가치를 느낄 일도 만무하다.

창업자는 앞으로는 강한 긍정감과 자신감을 보여야 하고 뒤에서 편집적인 두려움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홀로 많은 걱정과 근심을 자신의 가슴에서 감당하고 머리로 조정하며 이끌어 나가는 것은 창업자가 겪어야 하는 큰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그래서 창업자가 경제적 이유로만 벤처를 이끌어나가면 에너지를 잃고 힘이 꺼지는 경우가 있다. 실제 이 점이 거의 모든 성공적 창업자가 지적하는 바이다. 창업자가 힘든 과정을 겪고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본인의 모델이 제시하는 솔루션이 세상에 의미가 있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본인의 역할이 사회와 시장의 더 많은 사람을 위해, 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더 훌륭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한다는 신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진정한 신념이 있는가 없는가. 벤처를 꿈꾸는 모든 사람이 먼저 꼭 생각해봐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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