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이란 제재 7일 부활…이란 진출 글로벌 기업 비상

입력 2018-08-06 06:14 수정 2018-08-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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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자동차 철강 등 1단계 제재 부활 -11월 5일에는 석유 및 금융 제재도 부활 -이란 경제 당장 타격 없지만 통화 약세로 물가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5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며 선언했던 90일간의 ‘1단계 감축 유예기간’이 6일로 만료, 7일(미국 동부시간) 0시부터 일부 제재가 부활한다. 7일부터 부활하는 1단계 제재는 ‘세컨더리 보이콧(이란의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개인에 대한 제재)’이다. 이란에 진출한 기업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기 때문에 각국 기업들은 그동안 현지 사업 철수와 재검토를 실시해왔다. 이란은 통화 리알화가 미국 달러에 대해 사상 최고치로 곤두박질치는 등 제재로 인한 경제난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 경제는 매우 나빠질 것”이라며 대이란 제재가 이란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나를 만나든 만나지 않든 다 그들(이란)에 달렸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예기간 만료에 따라 7일부터는 △이란 정부의 미국 달러화 구입 및 취득, △알루미늄·철강 원료, △미완성품의 직·간접 대이란 무역, △이란 리알화 매매에 관한 결제 및 이란 국외의 이란 계좌 관리, △이란의 자동차 부문 등이 제재 대상이 된다. 철폐되는 예외 조치로는 △이란산 카펫과 식품의 대미 수출, △대이란 여객기 수출 심사 완화 등이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90일 뒤인 11월 5일에는 2단계 제재가 부과돼 석유와 금융에 대한 유예기간도 끝이 난다. 그럼에도 이후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는 기업에는 벌금이 부과되고, 심지어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도 금지될 수 있다.

이번 1단계 제재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자동차 시장이다. 이란 자동차 시장은 호드로와 사이파 양대 메이커가 중심이 되어 급성장, 작년 생산량은 140만 대로 러시아와 터키를 제치고 영국 수준에 육박했다. 하지만 제재가 부활하면서 프랑스 르노와 PSA 등 유럽 기업들이 신규 자산을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그 공백을 제재 영향이 적은 중국 메이커들이 메울 것으로 본다.

이란의 철강 부문은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상 최고인 900만t을 수출했다. 유럽으로의 수출이 침체되더라도 이란은 중국 등 아시아로의 수출 물량을 늘리는 식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이란으로의 항공기 수출 심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영항공사인 이란항공은 5일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사인 ATR에 발주한 항공기 20기 중 일부인 5기를 인도받았다고 발표했다. 제재 부활 전 납품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은 15기는 납품이 불투명해졌다.

1단계 제재는 이란 옥죄기의 서막에 불과하다. 11월에 2단계 제재가 부활하면 이란 중앙은행이나 민간은행과의 결제가 전면 금지된다. 이미 일본과 유럽 은행들은 거래를 대폭 축소하면서 이란은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가 치솟고 있다.

이란 경제를 떠받쳐온 원유까지 제재를 받게 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치명적이다. 원유·석유 제품은 이란 전체 수출의 70%, 세수의 30%를 차지한다.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는 이란산 원유 운송을 중단하기로 했고, 프랑스 석유 메이저인 토탈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 한 이란의 천연가스 개발 계획을 접기로 했다. 미국은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를 금수하도록 각국에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유가가 올라 오히려 이란에 대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은 미국 제재에 따라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초부터 유가 상승률이 이미 20%를 넘었기 때문에 이란의 석유 판매 수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유가와 핵 합의에 따른 유럽에서의 투자 증가로 이란 경제는 지난 5년 간 크게 개선됐다.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에 2만1241달러에 이른다. 2013년에는 1만6906달러였다.

제재로 차입이 어려웠기 때문에 대외 채무도 많지 않다. 대외 채무는 GDP의 1.7%에 해당하는 74억 달러에 그친다. 외환 보유액은 1400억 달러로 역시 적지 않은 규모다. 지금까지도 제재를 받아온 만큼 이란 정부는 이번 제재도 견딜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제재 재개를 앞두고 이란의 통화인 리알화의 약세가 심상치 않다. 7월 29일 리알은 달러당 11만2000리알로 전일 대비 약 15%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올라 서민들의 생활은 팍팍해지고 있다. 이란에서는 이달 들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내세운 반정부 시위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혁명수비대는 2일 국제 석유 수송로인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시작, 미국의 제재 재개를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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