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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인상 카드 꺼내는 정부

세율 높아지고 공시가격 현실화되면 다주택자들 부담 가중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이제 보유세 차례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세제 강화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공급 제도 개편·개발 규제·수요 억제· 공공 주택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에 나섰던 정부가 지금부터는 종합부동산세·재산세 같은 보유세 인상에 적극적이다.

보유세 개편 담당 기구인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9일 첫 회의를 열고 강병구 인하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정했다. 특위는 상반기 중 부동산 보유세 관련 사안을 집중 논의해 하반기 세제 개편 안에 반영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이런 조치는 보유세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거론되던 보유세 압박 카드가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문제는 재산세를 손댈 것이냐 아니면 종부세율을 올리느냐이다. 사실 재산세는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꾸준히 인상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은 올해 재산세가 대폭 늘어나게 돼 있다. 이런 판에 세율까지 높이면 조세저항이 거세질 게 뻔하다.

그래서 정부는 재산세의 경우 시세를 곧바로 과표에 반영하는 식으로 하고 종부세 쪽을 과감하게 손질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형국이다.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기준을 다시 부활시키려는 눈치다.

여당에서도 올해 초 이명박 정부가 완화해 놓은 종부세율을 최고 50% 인상하는 법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아마 재정특위에서도 이런 범주에서 종부세 개편 작업을 다루지 않을까 싶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정부나 국회 쪽에서 흘러나오는 내용은 과세 표준액 6억 원 이하인 경우 현재 0.5% 세율을 그대로 두고 6억 초과~12억 원 이하 구간은 현 0.75%에서 1%로, 12억 초과~50억 원 이하는 1%에서 1.5%로, 50억 초과~94억 원 이하는 1.5%에서 2%로, 94억 원 초과는 2%에서 3%로 각각 인상하는 방안이다. 게다가 과표의 80%만 세금 계산 기준으로 잡는 이른바 공정시장 가액 비율 제도를 없애고 과표 100%를 적용하자는 의견도 들리고 있어 생각보다 세지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어쩌면 과표 고액 구간의 종부세 부담은 참여 정부 때보다 더 많아질지 모른다.

다행히 정부와 여당은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재 9억 원 초과에서 12억 원 초과로 대폭 높여야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이는 고가의 1주택 소유자 종부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사실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올라 서울 강남권의 웬만한 아파트는 10억 원 대가 넘는다.

하지만 다주택자는 종부세가 합산 과세되고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까지 가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

게다가 다주택자는 1가구 1주택자와 달리 주택 공시가격 6억 원 초과분부터 과표로 잡히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김욱 세무그룹 타스 대표 세무사에 따르면 공시가격 12억 원짜리 아파트 2채를 갖고 있을 경우 주택 합산 가격 24억 원에서 종부세 부과 기준 6억 원을 뺀 과표는 18억 원 된다. 개편 세율 1.5%를 적용할 경우 종부세는 1650만 원이 된다. 기존보다 300만 원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별것 아닐 수 있다. 시가 17억~18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2채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세금은 별것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 파급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까 싶다. 수익이 많은 자영업자나 억대 연봉자라면 별로 문제될게 없다. 그러나 소득이 없는 입장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아무리 부동산 가액이 높아도 현금이 없으면 쪼들리게 된다.

보유세 인상 카드는 다주택자 압박용으로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는 소리다. 이는 다주택자의 구매력을 확 떨어뜨릴 여지가 많다. 별다른 수입이 없는 다주택자는 갖고 있는 집을 팔려고 할 게고 자금 여력이 풍성한 주택 부자들의 추가 매입 의욕은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진단이다.

지금까지의 각종 규제책만으로도 주택시장은 맥을 못 추는 판에 또 다른 고강도 수요 억제책을 내놓으면 어쩌란 말인가. 꼭 해야 할 일이면 지난해 주택 경기가 좋을 때 추진했어야 옳았다.

지금의 경기 상황은 침체 국면이다. 부양은 못할망정 더 얼어붙게는 말아야 한다.

지금 정부가 추진 중인 방안은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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