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경제성장 이끈 ‘수출 대박’…올해도 이어질까

입력 2018-01-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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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경제전문가의 67%가 올해 IMF사태급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내용이었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경제의 상황을 확인해보면 이 전망은 틀렸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3% 이상 성장한 것은 물론 종합주가지수(KOSPI)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나타냈다. 참고로 성장률이 2년 연속 개선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었다.

 2017년 우리 경제가 예상 밖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신은 수출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8% 증가한 5739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이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4% 그리고 석유화학제품은 31.7%나 늘었으니 대호황을 경험한 셈이다.

 한국 수출이 늘어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세계 경기의 회복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하는 2017년 1~9월 전 세계 상품수출 통계를 살펴보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증가했다. 실제로 2017년 3분기 미국 경제는 3.2% 성장했는데, 이는 2015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 경제도 성장 탄력이 강화되면서 2017년 3분기에 2.1% 성장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 순위를 살펴보면, 선진국 경기 회복의 혜택을 입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부동의 1위는 반도체이고, 그 뒤를 일반기계와 석유화학, 선박 등이 잇는다. 수출 제품은 대부분 ‘부품 혹은 원자재·자본재’ 중심이며 소비재는 5위 자동차와 10위 무선통신기기 그리고 12위 컴퓨터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은 브랜드 파워나 독점적 지위로 승부를 보는 나라가 아니다. 선진국 경기가 좋을 때, 특히 재고 수준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의 경기 호황을 기록할 때 가장 득을 보는 나라다.

 2018년 한국 수출은 어떨까? 지난해 경제전문가 67%의 전망이 틀렸듯, 현재 시점에서 한 해의 수출을 전망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 다만, 몇 가지 지표를 감안해 볼 때 상반기까지는 두 자리 수의 수출 증가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 볼 수 있다.

 수출을 낙관하는 첫 번째 근거는 바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한국경제이지만, 원유 등 상품가격이 상승할 때 한국 수출은 증가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한국 수출 제품의 상당수가 ‘원자재’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이나 석유 제품 그리고 선박 등 한국 수출의 핵심 제품들은 원자재 시장의 흐름에 민감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석탄·석유 제품 수출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1% 뛰었고, 1차 금속 제품 수출 가격도 4.2% 상승했다.

 두 번째 근거는 미국 등 선진국 소비자들의 심리 개선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콘퍼런스 보드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2포인트를 기록했다. 지수의 기준이 100포인트라는 것을 감안하면 소비심리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특히 현재의 경기 여건을 보여주는 ‘경기평가지수’는 무려 156포인트를 기록해 17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 이처럼 선진국의 소비심리가 뜨거울 때에는 한국산 핵심 부품을 활용한 무선통신기기나 각종 가전 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꼽아본다면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00원을 하회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악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응 방법이 없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의 혜택을 입는 나라, 즉 한국 같은 공업국으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몰려든 것이 환율 하락의 주된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 물가의 안정, 그리고 더 나아가 금리 안정 흐름은 그간 고전했던 내수경기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기에 이를 무조건 악재로만 볼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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