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미국 증시는 왜 강한가?

입력 2017-11-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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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그간의 세계 증시의 성과를 돌이켜 보면 미국 증시는 별다른 조정 없이 계속 올랐고, 이에 반해 나머지 국가들의 평균적인 상승률은 미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 기간에 OECD 경기선행지수의 등락을 살펴보면 미국도 다른 나라들과 비슷한 경기 변동을 보였는데, 유독 미국 증시만이 경기를 타지 않고 추세적으로 올랐다. 왜 그랬을까?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미국이 4차 산업시대를 맞아 기술 혁신을 통해 높은 성장을 달성하는 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경기와 상관없이 지난 10년 동안 꾸준하게 매출과 이익을 늘려 왔기 때문에 주가가 쉬지 않고 올랐다.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지칭하는 소위 ‘FAANG’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류의 삶을 바꾼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 즉 컬러TV, PC, 인터넷, 휴대전화, 스마트폰 등과 같은 제품들이 미국에서 개발되고 대중화됐는데, 이들 제품의 보급률이 높아졌던 시기마다 미국 증시의 독보적인 상승이 있었다.

가장 가까운 예로 1990년대 PC 혁명을 들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가 개발·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를 주도한 기업이 바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었다. 혹자는 이 시대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Windows)와 인텔(Intel)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윈텔(Wintel)’ 시대라고 불렀는데, 이 시기에도 미국 증시는 세계 경기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상승했다.

1990년대는 전 세계적으로 위기가 많았던 시대였다. 1994~95년에 남미 위기가 있었고, 1997~98년엔 아시아 외환 위기가 있었던 것만 보더라도 순탄치 않은 경기 상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미국 증시는 기술주들의 폭등에 힘입어 꾸준한 강세장을 보였다. 이처럼 미국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독점하는 시대에는 타국과 비교하면 월등한 성과를 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세장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무너졌다.

먼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첫 번째 요인이다. 신제품의 보급이 경기를 활성화하고 이것이 과열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는데, 그동안 투자를 위해 부채를 늘린 기업들의 이자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강세장이 끝났던 것이다.

두 번째 요인은 경쟁적 설비 투자에 의한 공급 과잉 발생이다.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고자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생산 능력을 늘렸고, 결국 공급 과잉을 낳았다. 이는 제품 가격을 추락시키고 기업들의 이익을 감소시켜 강세장의 종말을 불러왔다.

이번 미국의 강세장은 적어도 후자의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1990년대는 IT 하드웨어 중심이었기 때문에 공급 과잉이 발생했지만, 이번 경우는 IT 소프트웨어 중심이기 때문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IT 산업의 생산능력 증가율을 살펴보면 1990년대에 비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 문제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한다. 최근 미국의 기업 부채 비율이 1980년대 이후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일부 한계 기업들의 재무 상황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이 경기가 개선되는 속도에 비해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펼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제 미국의 통화정책은 더욱 공격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미국의 ‘하이 일드(High yield·고수익률)’ 채권 금리의 등락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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