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늙어가는 건설 현장… 빈틈 메우는 외국인 근로자

입력 2017-09-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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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9세 고령인력 비중 30.4%, 제조업 전체 14.9%보다 높아…“사방에 중국어”외국인이 채워

“건설 현장에 있다 보면 여기가 중국인가 싶을 때가 있다. 사방에서 중국어만 들리기 때문이다.”

성동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만난 엄 씨(65)는 “이곳의 아파트 마감 공사를 하는 인력이 50~60명인데 그중 한국인은 5명뿐”이라며 “힘이 필요한 골조 공사는 나이 든 사람은 하기 어려워 외국인이 다 한다”고 말했다.

26일 한국고용정보원의 통계에 따르면 건설업의 청년층(15~29세) 취업자 비중은 2007년 7.7%에서 올해 5월 기준 5.1%로 감소했다. 이 기간 전체 산업의 청년 취업자 수가 5.6%포인트 줄어드는 동안 건설업의 청년층 취업자 수는 44.9%포인트 내려갔다.

이처럼 청년층이 건설업을 외면하면서 국내 건설 인력의 고령화가 심각해져 그 공백을 외국인 근로자가 메우고 있다. 때문에 취업유발 효과가 높은 건설현장에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건설 현장에서 느끼는 고령 인력 비중은 심각한 수준이다.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을 조작하는 김 씨(44)는 “적은 나이가 아닌데 막내 벗어나기가 어렵다”며 “건설 현장에는 80~90년대부터 일하던 사람들만 현재까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건설업의 고령인력(55~79세) 비중은 2007년 14.5%에서 올해 5월 30.4%로 올랐다. 같은 기간 제조업이 9.3%에서 14.9%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건설업의 고령화 속도는 타 산업에 비해 빠른 편이다.

이에 따른 노동력 결핍은 외국인 근로자가 메우는 실정이다.

하남시 아파트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를 맡은 이 씨(30)는 “현장의 70~80%가 중국인”이라며 “드문드문 보이는 젊은 사람은 반짝하고 사라진다”고 한탄했다.

건설 현장의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는 주로 일반 외국인근로자사증과 건설업 방문취업사증을 발급받아 취업하는 경우로 연간 최대 6만6750명 수준으로 허용된다. 하지만 이 수치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양상과 다르다.

전문가는 로드맵을 통해 불법 외국인근로자 단속을 실시해 청년들이 건설 현장의 일자리를 채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영철 건설경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 건설 인력이 200만 명 수준인데 외국인 근로자가 6만 명 정도라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커 정부가 관련 통계를 내야 한다”며 “정부가 로드맵을 그리고 불법 외국인근로자 단속에 나선다면 인력 수요가 높아져 청년층을 유인할 만한 임금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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