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달콤 씁쓰레한 양성평등 초콜릿

입력 2017-07-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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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정책사회부 기자

“양성(兩性)평등 초콜릿이 뭐야? 처음 듣는데.” “신제품인가? 모양이 왜 이래?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

주변 사람들에게 ‘양성평등 초콜릿’을 아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하나같이 금시초문이라며 약간의 호기심과 함께 관심을 보이는 듯했으나, 반응은 시큰둥했다. 모양이 예뻐 시선을 끌긴 좋은데, 그 안에 담긴 뜻이 단번에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초콜릿 모양이 갖는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하니,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 있는 캠페인”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양성평등 초콜릿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여성가족부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성평등지수’를 바탕으로 5가지 분야(국가·가족·안전·보건·의사결정)의 색깔과 맛을 달리해 제작한 것으로, 성(性)평등지수 향상 캠페인에 활용된다.

초콜릿은 막대 그래프를 연상케 한다. 한쪽은 길고, 한쪽은 짧다. 긴 것을 100점으로 보고, 그것에 가까울수록 성평등 사회가 되는 것이다. 크기가 다 제각각인데,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파란색의 ‘의사결정지수(25.4점)’를 나타내는 초콜릿이다. 파란색 초콜릿이 가장 짧다. 달콤한 초콜릿 맛을 음미하기도 전에 입안에서 금방 녹아 없어진다. 아쉬우면서도 씁쓸하다.

실질적인 성평등 실현을 위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화를 확산하고자 정부와 지자체, 민간은 너 나 할 것 없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캠페인, 홍보,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문재인 정부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와 성평등 정책 전담인력 배치 등 정책추진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공표하며,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콘텐츠와 계획이라 하더라도 국민이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성평등’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절박한 만큼 양성평등 초콜릿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국민 다수가 성평등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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