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홍콩 부동산시장…20년 전 버블붕괴 유령 재림하나

입력 2017-05-22 16:51 수정 2017-05-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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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20년 전 경제 전체를 뒤흔들었던 부동산 버블 붕괴가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확히 20년전인 1997년 당시 천정부지로 치솟던 홍콩 집값은 순식간에 3분의 2 이상 폭락해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홍콩 경제가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위험 신호가 1997년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며 홍콩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2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블룸버그가 주목한 것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가세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모기지 비율은 47%였다. 이는 1997년 초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 1인당 모기지대출 잔고는 20년 전 위기 때보다 129% 증가했다.

홍콩에서는 그야말로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다. 남녀노소 모두 신축 아파트를 사려고 줄지어 서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사실상 1997년 위기 직전 불었던 부동산 열풍이 재현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상당수 주민이 부동산을 주식투자 연장 선상으로 취급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거 목적이 아니라 가격이 계속 오르자 차익실현 등 투자·투기 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침몰된 자국 경제를 지탱하고자 저금리에 막대한 돈을 풀었다. 이렇게 풀린 돈은 호주 시드니에서부터 스웨덴 스톡홀름에 이르기까지 주요 도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 갔다. 이중 홍콩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수요는 가장 압도적이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라는 점이 더욱 이런 인기를 부추겼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서구의 선진적인 금융 체제를 갖춘 덕에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선호도도 높았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조정 후 아파트 가격은 2003년부터 2015년 사이에 네 배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이후에도 아파트 가격은 15% 올랐다. 같은 기간 홍콩의 임금인상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어 직장인 수입 중간값으로 집을 장만하려면 18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이는 시드니(12년), 런던(8년6개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권역(6년)과 비교해서도 높은 것이다.

홍콩 젊은층이 내 집을 마련할 때 주택담보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있을 금리 인상에 대한 취약성도 덩달아 커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인상되면 소비여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부동산 호황이 언제 끝나는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정부가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 계속 실패하게되면 중국 경제에서 일어나는 작은 리스크가 홍콩에 더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홍콩 집값이 올해 5% 빠지고 향후 수년에 걸친 하락장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고 JP모건체이스도 홍콩 집값은 현재 경제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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