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들만의 박스피 탈출

입력 2017-05-1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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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자본시장부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 주식시장이 도입된 1956년 이후 최고의 호황이라는 얘기이다. ‘시장이 대세 상승기에 들어섰다’라거나, ‘주가지수 3000포인트 시대도 가능하다’라는 낙관론이 쏟아진다. 여기까지만 보면 시장은 완연한 봄이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마냥 좋게만 해석되지 않는다. 봄기운이 골고루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장중 2300선을 뛰어넘으며 고공 행진을 이었지만,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체 750개 상장사 가운데 302개(40.3%) 종목은 주가가 내려갔다. 상승장의 과실이 주로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들에만 집중된 점은 더욱 걱정스럽다. 코스피 대형주가 연초부터 15%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동안, 소형주의 수익률은 1%대에 머물렀다.

지수 상승 과정에서 상위종목에 대한 쏠림은 더욱 심해졌다. 사실상 이번 지수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주도했다. 주가지수가 올라온 것은 국내 기업의 실적을 기대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인데, 올해 코스피 200대 기업 순이익 증가분 가운데 3분의 2가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는 국내 증시에서 두 종목을 빼면 코스피 지수가 1880 정도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흔히 주가지수를 ‘경기선행지표’라고 한다. 주가지수의 상승이 뉴스가 되는 이유도 결국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코스피 상승장을 두고 SNS의 반응도, 기사의 댓글도 뜸하다. 경제 회복을 예상하는 들뜬 모습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아마도 증시 호황은 여전히 ‘그들만의 봄’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다수 경제 주체들에게 최근의 주가지수 고공 행진은 ‘나와 무관한 사건’이다. ‘양극화(兩極化)’라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나는 주식시장의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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