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인도 주류 판매 규제에 글로벌 酒업계 울상

입력 2017-04-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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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성장하던 인도 주류 산업, 음주 운전 예방하는 법에 발목 잡혀

인도 정부의 강력한 주류 판매 규제에 글로벌 주류 업체들이 울상이다.

인도 정부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전국 고속도로 500m 이내에서의 주류 판매를 금지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주류 판매가 급성장하면서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글로벌 주류 업계에는 치명적이다.

인도의 알콜 소비는 미국을 능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0년 15세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도에서 남성 1인당 한 해 평균 32.1ℓ의 술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남성 1인당 평균 소비량의 1.7배 수준이다. 문제는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많아 음주운전 비율도 높다는 점이다. 인도 시민단체인 음주운전반대연합(CADD)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 내 교통사고 중 70%는 음주운전에서 비롯한 것이다. 인도 정부는 2015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4.6% 증가해 14만613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주운전을 뿌리뽑고자 만들어진 이런 규제는 시행 한 달도 채 안 돼 여기저기서 원성을 사고 있다. 일반 상점을 포함해 술집, 식당, 호텔에까지 해당 규제가 적용되는데, 가장 크게 우려하는 곳이 글로벌 주류업계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위스키 시장이다. 때문에 시바스리갈과 앱솔루트 보트카와 같은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주류업체 페르노드리카드는 “해당 규제가 올해 인도 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르노드리카드의 길리스 보거트 최고재무책임자(COO)는 “아직 평가를 하기는 시기상조이나 단기적으로는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초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세계적인 주류 제조업체인 디아지오가 소유한 인도 자회사인 유나이티드 스프리츠의 주당 순이익(EPS)을 하향 조정하고, 인도에서의 고급 양주 판매량이 2019년이면 6.5%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글로벌 주류업체들은 인도 시장에 기대를 걸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성장하는 중산층이 소비를 이끌어낼 것이라 기대했고 실제 최근 몇 년간 인도 내 주류 소비는 꾸준히 증가했다. 디아지오가 인도 내 최대 주류업체인 유나이티드 스프리츠를 2014년에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디아지오는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인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페르노드리카드도 마찬가지다.

주류업체뿐 아니라 외식업체, 호텔 등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인도 델리 인근의 구루그람 지역에 있는 5성급 호텔 릴라앰비언스 측은 “주요 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어 룸서비스를 포함해 어떤 술도 제공할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인도 국립레스토랑협회의 라훌 싱 설립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장 눈앞에서 연매출 100억 달러(약 11조 4320억 원)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있다”며 “호텔, 레스토랑, 클럽 등도 모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상점과 레스토랑들은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어 묘수를 짜내기도 한다. 법은 ‘고속도로 500m 이내’라고 명시했는데 이 거리가 직선거리인지, 또한 자동차나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지 정해놓지 않았다. 직선거리가 아닌 것으로 간주한 업체들은 길을 미로처럼 만들어 500m 규정을 피해간다. 인도의 구루그람 지역에서 식당을 하는 쉬브카란 싱은 “인도인들은 항상 방법을 찾아낸다”고 정부의 허점을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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