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貨殖具案(화식구안)] ‘트럼프노믹스’는 버벅대고 있지만

입력 2017-04-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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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특임교수

얼마 전까지도 급등하던 미국 국채 수익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두 가지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미국의 시리아 사태 개입 및 북한을 겨냥한 항모 배치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대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한 것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해온 야심찬 주요 정책들이 줄줄이 제동이 걸리면서 소위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기대로 급등했던 국채 수익률이 원상복귀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수치를 살펴보면 미국 대선이 치러지던 2016년 11월 8일의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85% 수준이었는데, 대선 결과가 발표된 다음 날인 9일 2.06%로 뛰었고, 10일에는 2.13%, 그 다음 주말인 18일에는 2.34%로 급등세를 이어가다가 급기야 한 달여 뒤인 12월 15일에는 2.60%까지 급등해버렸다.

이처럼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채 수익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반전되기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수정된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하였지만 이것마저 하와이 연방지법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미국 국채 수익률은 본격적으로 급락하기 시작한다. 이후 트럼프 케어마저 의회 통과가 무산되자 국채 수익률은 2.38%까지 추락하고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단행된 4월 9일 이후 하락세는 계속되어 급기야 4월 19일 기준 2.17%를 기록, 대선 직후의 상황으로 회귀해 버렸다.

미국의 증시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딛고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국채 수익률은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을 보면 최근의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의 근본 원인은 지정학적 위험 때문이라기보다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 전망이 불투명해져서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공약 중 하나인 오바마 케어 폐기가 좌초된 데 이어 또 다른 핵심 공약인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미 민주당이 2018 회계연도 예산안에 장벽 건설 자금이 포함되면 거부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3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저금리와 약달러를 선호한다고 하면서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을 재신임할 가능성까지 비쳤다. 미국 CNBC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해오던 국경조정세가 달러화 가치를 25% 정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인터뷰가 사실상 국경조정세의 가능성 또한 떨어뜨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 공화당은 미 하원에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로 낮추고 국경조정세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은 제안과 동시에 사문화했다. 국경조정세는 월마트 등 기업들의 반대가 심한 데다 달러화 가치를 상승시키고, WTO 규범에도 문제가 많아 사실상 추진이 쉽지 않다. 만일 국경조정세가 도입되지 않으면 세수에 더욱 큰 구멍이 생겨 법인세를 35%에서 15%까지 낮추겠다는 정책은 백지화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현재 미 의회 예산법에 따르면, 다른 수입이나 지출 삭감으로 충당되지 않는 세금 감면 정책은 10년 안에 일몰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다른 세수가 확보되지 않는 한 법인세는 35%에서 30%까지의 인하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면 주요 정책이 줄줄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매달릴 정책은 무엇일까? 바로 통상정책일 것이다. 통상정책은 미 의회의 승인이 따로 필요 없는 행정부의 독자적 영역이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주요 무역 상대국들과의 통상조약 재개정을 통한 무역 적자 줄이기에 더욱 매달릴 가능성이 있다. 이것을 자신의 주요 정책 성과로 내세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새로 출범할 정부는 이 부분을 과소평가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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