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지주’ 이인원 마지막 길… ‘롯데맨’들과 정재계 인사의 추모 잇따라 “롯데 살아야 경제 산다”

입력 2016-08-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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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ㆍ동주 부자 조문 포기… 이승철 부회장ㆍ손경식 회장 “롯데 사태 빨리 끝나야”

(신태현 기자 holjjak@)
(신태현 기자 holjjak@)

정식 조문 이틀째를 맞이한 28일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빈소에 '롯데맨'들과 정재계 인사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긴 침묵 속 애도와 조용한 눈물만이 장례식장을 휘감고 있다.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는 전날 故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이후 이날 정오 경에도 다시 빈소를 찾았다. 노신영 전 국무총리도 이날 12시 47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들은 영정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애도했다. 30분 가량의 조문을 마치고 심경이 어떤지, 롯데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는 지 등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떠났다.

신 전 대표는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총애를 받앗던 대표적인 '스타 CEO'였다. 롯데그룹의 첫 공채 출신 CEO로 내부에서도 상징적인 인물로 여겨졌던 인물이다.

신 대표는 1979년 롯데쇼핑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년간 구매·관리·영업·기획·마케팅 등 분야를 두루 거친 후 1998년 임원(이사대우)이 됐다. 이 부회장과는 비슷한 길을 걸어온 롯데맨으로 그에게는 생전에 멘토와도 같았던 선배다.

▲노신영 롯데그룹 총괄고문(전 18대 국무총리)이 28일 12시 47분께 고 이인원 부회장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신영 롯데그룹 총괄고문(전 18대 국무총리)이 28일 12시 47분께 고 이인원 부회장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 전 총리는1994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롯데그룹 총괄고문을 맡았다. 이 부회장과는 10년 넘게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위, 아래층에서 지내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에 마련된 故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에 마련된 故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오후 3시께 모습을 드러낸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고 이인원 부회장은) 평소 올바른 경영을 하시고 나라를 위해 애국적인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렇게 훌륭한 일을 많이 하셨는데 좀 더 끝까지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가셨음 좋았을 것을 '왜 이리 빨리 가셨냐'고 했다"며 "앞으로도 같이 할 일이 많은데… 너무 슬프다"며 애통함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롯데 수사가 장기화되다보니 우리 경제 전체로도 위축된 분위기다. 빨리 사태가 마무리돼서 롯데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게도 심리적으로 좀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 회장도 오후 5시 5분께 고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수행원 없이 홀로 방문한 손 회장은 10분 동안 빈소를 지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손 회장은 고인에 대해 "아주 침착하고 사리 판단이 분명하신 분"이라며 "항상 조직을 위해 앞장서서 일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사태와 관련해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인데 잘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2005~2013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이인원 부회장과 연을 맺었다. 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이인원 부회장은 상공회의소 부회장직을 역임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문정숙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롯데쇼핑 사외이사)등이 직접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신태현 기자 holjjak@)

전날에는 신동빈 회장이 조문을 다녀갔고 롯데그룹 임직원, 충신교회 관계자 등 이 부회장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특히 충혈된 눈과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빈소에 들어선 신 회장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영정을 응시하며 눈물만 흘렸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상주인 이 부회장의 아들 정훈 씨 등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10시 30분경 그는 빈소를 떠나면서 취재진이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이냐' '고인과의 마지막 만남이 언제냐' 등 질문을 쏟아내자 울음을 터트렸다. 남색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 막고 대답하지 않았다. 간간이 눈물 섞인 숨을 쉰 그는 발걸음을 빨리 옮기며 떠났다. 이날 신 회장의 조문에는 그룹 '실세'로 알려진 황각규 롯데쇼핑 사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이 함께 했다.

아침 일찍부터 빈소를 지켰던 황 사장은 이 부회장에 대해 "더 있었으면 보다 훌륭한 롯데를 만들어갈 수 있었던 분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이 부회장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적이 언제냐는 질문에 "조사 들어가기 전 통화를 했다"며 "내게 '힘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황 사장은 지난 25일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관련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황 사장은 당시 20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던 도중 이 부회장 관련 비보를 듣고 비공개 귀가조치 받았다.

이 부회장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충신교회 원로목사는 "(이 부회장이)최근에 쉬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고, 아내도 아팠고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위로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조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은 건강이 좋이 않은데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조문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은 이 부회장의 사망 소식을 전해듣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장례위원장은 소 사장, 장례집례는 이전호 목사가 맡으며 영결식은 기독교 예배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인은 30일 오전 7시 30분이며 장지는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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