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정부 불만 대변 나선 한국은행

입력 2014-09-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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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례적으로 브리핑“8월 기준금리 인하분 은행에 잘 반영되고 있다”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은행들이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특히 정부가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금융 보신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리스크 부담이 높은 부분에 대한 여신을 확대하라고 요구하자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은행의 입장에서 총대를 메고 나서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 29일 이례적으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대한 백브리핑을 열고 8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렸는데도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오히려 올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신병곤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이날 “일부 은행들이 6~7월 혼합형(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중간형태) 대출의 특별판매를 종료함에 따라 최근 금리가 오른 것처럼 나타난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분은 시중은행에 잘 반영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은이 공개한 8월 은행의 여수신 금리 평균치가 모두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음에도 굳이 깜짝 브리핑을 통해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충분히 낮은 상황이라며 공개적으로 두둔한 것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지난 24일 대출금리를 인상한 일부 은행들의 부행장들을 불러 가산금리를 편법으로 인상하지 않도록 지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최근 은행의 금리 담합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한은이 이번 브리핑을 통해 은행들의 말 못한 사정을 대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은행장 7명은 지난 17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주재한 금융협의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하소연한 바 있다. 총대출금리에서 총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를 봐도 8월 현재 2.47%포인트로 2009년 10월(2.45%포인트) 이후 4년 10개월내 최저치다.

허진호 한은 금융시장부장은 “은행들이 현실적으로 다른 수익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예대금리차는 주수익원”이라며 “대출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은행들의 수익성은 어려운 상황이고 더 줄어들면 경영상 압박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문제는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함과 동시에 기술금융 등 리스크가 높은 대출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기술금융 등 신용도가 낮은 부분까지 그것도 저금리로 빌려주라고 요구하면서 안정성을 위해 충당금까지 많이 쌓으라고 한다”며 “이렇게 되면 이명박 정권의 녹색금융 사례처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해 은행 경영이 어려워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 자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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