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 금융투자업계가 한국은행을 못믿는 까닭은

입력 2014-07-28 13:3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실제로 내릴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이 시장에 주는 시그널과 금리 방향이 다른 적이 있었기 때문에 (8월)7일에 가 봐야 알거에요.”

한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입니다. 최근 모 자산운용사 관계자와 점심을 같이 하게 됐습니다. 그는 “한국은행이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한 것에 동의합니다만 시장에 던지는 시그널과 시장이 이해하는 것과 다른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금리 인하 기대감은 높지만 한국은행이 주는 ‘신호’를 믿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한 증권사 사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말을 했습니다. 그는 점심을 먹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금리 이야기만 세 번이나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금리 인하가 유력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면서 걱정했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나온) 모든 것 감안해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으로 시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불안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총재 취임 후 한국은행과 시장과의 소통이 삐걱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취임 후 5월까지 “적어도 (금리) 방향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6월에 이 총재는 “시기를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었는데 시장은 이를 기준 금리 인상이 가까이 왔다는 시그널, 즉 깜박이로 받아들인 것 같다”며 금리 인상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이번달도 ‘애~매한’ 신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 10일 경기 하방 리스크를 강조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한 16일에는 한 강연장에서 하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기준금리를 낮추면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소비여력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지금은 가계의 자산 규모가 부채보다 더 많은 상황”이라며 “가계부채 증가가 중기적으로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효과도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17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금리를 인하해달라는 요청을 공식화하자 이틑날 이 총재는 “최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권한이라는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되받았지요.

이런 상황에서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모든 것 안해 판단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분명 금리 인하를 암시하는 것 같은데 시장은 한국은행의 ‘신호’를 반기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총재가 취임 직후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오는 8월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더 많은 눈이 쏠리는 것은 단순히 금리 방향뿐만이 아닌듯 싶습니다. 한은에 대한 시장의 신뢰까지 달린 것 같네요.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계주와 곗돈…계를 아시나요 [해시태그]
  • '오라클 쇼크' 강타…AI 거품론 재점화
  • 코스피, 하루 만에 4000선 붕괴…오라클 쇼크에 변동성 확대
  • 단독 아모제푸드, 연간 250만 찾는 ‘잠실야구장 F&B 운영권’ 또 따냈다
  •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장서 7명 매몰⋯1명 심정지
  • 용산·성동·광진⋯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 여전
  • 순혈주의 깬 '외국인 수장'…정의선, 미래車 전환 승부수
  • 오늘의 상승종목

  • 12.1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145,000
    • +0.04%
    • 이더리움
    • 4,255,000
    • +0.09%
    • 비트코인 캐시
    • 847,500
    • +2.85%
    • 리플
    • 2,791
    • -0.11%
    • 솔라나
    • 184,100
    • +0.11%
    • 에이다
    • 539
    • -2.71%
    • 트론
    • 418
    • +0.24%
    • 스텔라루멘
    • 314
    • -0.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270
    • -1.24%
    • 체인링크
    • 18,220
    • -1.03%
    • 샌드박스
    • 170
    • -2.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