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경주 방폐장을 가다…1단계 공사 완료 "60년 방폐물 저장"

입력 2014-07-13 12:27 수정 2014-07-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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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폐장 전경(원자력환경공단)
지난 11일, 신경주역에서 50분 남짓 달렸을 때 산속에 세워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위치한 방폐장이 1단계 공사를 마치고 마침내 공개됐다.

방폐장은 지난 1994년 방폐장 후보지로 선정됐던 인천 굴업도 사업이 백지화된 이후 무려 19년 동안 논란과 갈등을 빚어왔다. 또 안전성 논란으로 두 차례 공사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뒤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올 6월 방폐장 1단계(동굴방식)가 완공됐다.

경주 방폐장은 원전에서 사용된 장갑이나 덧신, 작업복이나 병원에서 사용된 주사기 등 방사능에 노출됐지만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향후 60년간 저장하는 곳이다.

방사능폐기물이 인수되는 절차는 총 6단계를 거친다. 원전이나 병원에서 폐기물을 드럼통에 압축 해 담으면 이를 두께 1.2cm의 탄소강 컨테이너에 8개씩 담아 배를 통해 운반된다. 방폐장에 도착하면 드럼을 인수저장건물로 옮겨 인수검사를 실시한다. 이 인수검사는 총량검사-중량검사-육안검사-표면방사선량률측정-표면오염측정-엑스선 검사-드럼 핵종분석-압축강도 검사-처분용기방출 등 9단계를 거쳐 결과에 따라 처분시설에 분류 저장한다.

이 곳에서는 중·저준위의 폐기물들이 동굴방식과 천층방식 등 2가지의 방식으로 저장된다.

이번에 완공된 방식은 동굴 방식으로 지상으로부터 130m 밑에 동굴에 위치한 사일로에 폐기물들이 저장된다.

▲경주방폐장 하역동굴 내부전경(원자력환경공단)

지상에서 1415m 길이의 동굴로 들어가면 해수면보다 80~130미터 낮은 곳에 사일로(처분고) 6기가 위치해 있다. 사일로는 지름 30m, 높이 50m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한 기당 1만6700개씩 총 10만개의 드럼을 담을 수 있다. 한 해에 발생하는 중·저준위 폐기물은 약 2300~2500드럼 가량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 43년까지 폐기물 저장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측은 안정성에 대해서 "사일로는 또 내진 1등급으로 만들어 져 리히터 규모 6.5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며 "동굴 내에서도 해수면과의 수평을 맞춰, 최악의 경우에도 대비 할 수 있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경주 방폐장 지하처분시설 방사선 폐기물 운반 설비인 트롤리 모습. 폐기물이 담긴 드럼통은 두께 10cm의 콘크리트 컨테이너에 담겨져 사일로에 저장된다.

1단계 동굴방식의 지하처분시설은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원안위는 환경단체 관계자, 여당의원, 야당의원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인허가 기준 26개 중 24개는 이미 승인을 마쳤다.

이 가운데 지상지원시설은 2010년 완공돼 인허가를 받고 한울·월성원전 등의 방폐물 4243드럼을 보관하고 있다.

지상지원시설을 방문 했을 당시 그 곳에서는 시간당 1.42 마이크로시버트의(μSv) 방사선 양을 기록하고 있었다.

공단 운영지원팀 김태식 차장은 "병원에서 CT촬영시 발생하는 방사선량이 100 미리시버트(mSv)인 점을 감안하면 이곳에 100시간 체류해야 CT촬영 한번 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단은 지난 2012년부터 2588억 규모의 2단계 천층처분장(12만5000드럼 규모 수용) 건설도 추진중이다.

이종인 공단 이사장은 "방폐장의 임무란 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국토환경을 보전하고 국민행복에 이바지 하는 것이다"며 "공단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국민의 신뢰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상생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2단계 역시 투명한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방폐물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알려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공단관계자들은 마침내 공사가 완료돼 인허가만 기다리고 있지만 경주 방폐장 완성되기까지 과정을 회상하며 굉장히 힘든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한 공단 관계자는 “원전을 대체할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것이 아쉬울 따름이다”며 “하지만 사용했던 에너지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피하지 않느냐, 누군가는 반드시 이 폐기물을 치워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저도 국민중 한사람으로서 내 가족을 생각하면서 안전에 모든 것을 걸고 방폐장을 만들었다. 국민도 방폐장에 관심을 기울여 많은 의견을 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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