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만만한 유리지갑 -박엘리 금융시장부 기자

입력 2014-07-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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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해 세입 결손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신용카드의 소득공제율은 2012년 20%에서 지난해 15%로 축소됐는데 이를 10%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몰(기한이 정해져 효력이 끝나는 것) 제도라는 것은 알았지만 직장인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라 살림 어렵다고 법인세를 올리기는커녕 월급쟁이 유리지갑부터 노린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축소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쓸 수 있을까.

카드업계가 지난 1월 개인정보 유출로 탈회 회원이 급증했음에도 지난 1분기 카드사용 규모는 작년보다 오히려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카드승인금액은 136조99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증가율은 최근 5분기 가운데 최고치다.

다시 말해 이제 카드는 포기할 수 없는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사람들은 시간을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시간은 비용이다. 만약 카드를 쓰지 않고 현금을 쓴다면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야 되는 시간, 핸드폰 요금을 내기 위해 대리점에 찾아가는 시간 등이 포기해야 되는 기회비용이 된다.

1시간만 투자해도 최저임금으로 계산하면 5210원(올해 기준)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현금을 가지고 다녔을 때 거래의 불편함과 은행에 예치해 놓았을 때 받을 수 있는 예적금 이자까지 고려하면 현금을 쓸 유인이 전혀 없어 보인다.

카드의 부가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할인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건 사고가 터져서 카드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져도 카드 승인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결국 대체할 수 있는 지급결제 수단이 많지 않다는 것인데 정부가 심도 있는 고려 없이 가장 손쉬운 방법을 찾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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