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매각]지분 30%만 인수해도 매각가 3조…입찰 경쟁 불 붙을까

입력 2014-06-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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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위원회, 매각방안 확정…10% 분산매각 콜옵션 부여 흥행유도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3일 오전 태평로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제96차 회의에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보고받고 이를 심의?의결 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우리금융 민영화 마지막 관문인 우리은행 매각 방안이 발표됐다.‘30% 통매각·10% 분산매각’의 투트랙 방식과 더불어 소수지분 입찰 흥행을 위해 1주당 0.5주의 콜옵션(추가로 지분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부여했다. 이전에는 없던 매각 방식이다. 진일보된 매각 계획이지만 수조원에 달하는 빅딜이다 보니 ‘이번에도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경우의 수’를 따지는 인수 참여자들의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30% 통매각’ 교보생명 외 입찰 참여 관건 =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총 지분은 56.97%다. 금융위는 이 가운데 30%는 두 곳 이상이 경쟁에 참여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쪽에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팔고, 나머지 26.97%는 투자자별로 10% 미만 한도 내에서 원하는 수량만큼 살 수 있는 희망수량입찰 방식으로 넘길 계획이다.

정부가 ‘30% 통매각’ 그룹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은 안정적 경영권을 획득하게 해 확실한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10% 수준의 불안정한 경영권에 높은 프리미엄을 받아내기는 힘들다는 속내도 담겨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지분 30%만 인수한다고 해도 매각가는 3조원에 달한다. 30% 이상 매각 그룹에 참여할 수 있는 후보군은 교보생명과 KB금융이 꼽힌다.

금산분리 때문에 삼성이나 한화와 같은 대기업은 눈길조차 줄 수 없고 타 금융그룹은 자금동원력에서 밀린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도 인수전 불참 의사를 공식화했다.

우선 교보생명은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돈’이 부족하다. 자체 자금능력이 1조3000억원밖에 안된다. 재무적 투자자의 힘을 빌리지 않는 이상 독자 인수는 어렵다. 하지만 이 경우 추후 상장 등으로 지분 가치가 오르면 재무적 투자자가 차익을 남기고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KB금융의 경우 인수 능력은 있지만 최근 LIG손해보험 M&A로 사업구조가 안정화됐다는 점에서 유인책이 낮다. 동종업계 합병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단 점에서 내부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업계는 교보생명 인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KB금융이 포기한다면 입찰은 무산된다. 현행법상 일반경쟁입찰은 복수 후보가 들어와야만 거래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신제윤 위원장은 “투트랙 방식, 콜옵션 등 새로 시도되는 방식인 만큼 추진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나,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해 나간다면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옵션 부여해 흥행 유도 = 공자위는 유찰을 막도록 ‘30% 통매각’ 그룹에 입찰하더라도 ‘10% 분산매각’ 그룹에도 동시에 입찰할 수 있도록 했다. 교보생명이 양쪽 그룹에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유찰을 최대한 막으려 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울러 공자위는 주당 0.5주의 콜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소수지분 입찰 흥행을 위해서다. 다만 입찰이 종료된 이후 콜옵션을 바로 행사할 수 없도록 행사제한 기간(예: 3~6개월)을 설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콜옵션 부여 방안은 민영화 방안 발표 이후 시장상황 확인(Tapping)을 거쳐 9월 매각공고 시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최소입찰 규모는 0.5%다. 돈으로 따지면 400억원에 달한다.

박상용 공자위 위원장은 “콜옵션 행사 기간인 3년 정도의 장기 투자계획을 가진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냐, 은행이냐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존속법인 문제는 ‘우리은행’을 남겨두기로 했다. 합병의 주체인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모두가 우리은행이 존속법인으로 남길 희망하고 있는 점과 합병시 은행이 존속한다 해도 거래정지 기간이 2~3주로 길지 않다는 점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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