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깜빡이 꺼진 금리, 나침반 방향 인하로 바뀌나

입력 2014-06-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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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나침반’이 인상에서 인하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얼마전 금리 인상 ‘깜빡이’는 껐지만 장기적인 금리 방향성을 나타내는 금리 나침반은 여전히 인상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금리 나침반마저 인하로 틀어야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연구기관들의 잇따른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월드컵 특수 실종, 주요 교역국 성장률 둔화조짐, 금리인하에 우호적인 내용의 금통위원 논문 발표 등 금리인하 요인이 즐비하다.

이 총재는 지난 4, 5월 ‘금리 방향성은 인상에 있다’라고 한 발언에서 최근 한발짝 물러났다. 그는 이달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깜빡이를 일찍 켰다”며 명시적으로 금리인상 기조에서 후퇴했다. 그러나 금리의 장기적 방향성이 인상이라는 시각을 유지했으며 인하에 대한 시그널은 주지 않았다.

문제는 최근 경제상황이 금리인상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우선 이 총재가 금리조정의 전제조건 중 하나로 든 성장률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이 내달 수정 경제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여러 연구기관들이 최근 잇따라 내수부진을 주요인으로 들며 경제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2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6%로 대폭 낮췄다. 특히 내·외수 동반침체로 인한 더블딥(경기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 가능성까지도 제기했다. 같은 날 금융연구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4.1%로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이전 전망치와 큰 차이가 없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에 따라 세월호 참사가 경제성장률 하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9%에서 3.7%로 낮췄으며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3.4%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를 만회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도 미지근하다. 가전업계나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진 주변 편의점 정도만 매출 효과를 누릴 뿐 유통업계, 식음료 업계, 광고업계, 숙박업계 등 체감 업종에서 업황 호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외적으로도 한국의 3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의 성장률이 줄줄이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제시한 2.8~3.0%에서 2.1~2.3%으로 대폭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2%로 0.3%포인트 내렸다. 중국의 경우 1분기 성장률 역시 목표치인 7.5%를 하회하는 등 경착륙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또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6명의 금통위원 중 한명이 최근 금리인하에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하성근 금통위원은 임현준 한은 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과 함께 지난 13일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민간소비 위축을 억제하는 데 기여해왔다는 내용의 ‘통화정책의 소비변동 효과-미시적 실증분석’ 논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3개월간 이어져온 만장일치 금리동결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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