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공공기관 경영평가… 후폭풍 몰아친다

입력 2014-06-19 09:01 수정 2014-06-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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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월호 참사로 잠시 주춤했던 공공기관 정상화에 고삐를 다시 바싹 당기고 있는 모습이다. 성과부진에 대한 평가가 강화되고 ‘안전’이 새로운 잣대로 부상 공공기관들이 무더기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경영평가만으로 기관장 해임건의가 가능해짐에 따라 옷을 벗는 기관장들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공공기관 노조도 정부의 경영평가 결과가 공정하지 않다며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어 개혁작업에 대한 후속조치 마련도 시급해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18일 발표한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성적표는 전년보다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등급인 S등급은 단 한 곳도 없었고 A등급은 1년전에 비해 14곳 적은 2곳에 불과했다.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D, E 등급은 30곳으로 지난해 16곳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성과급 지급대상인 C등급(보통) 이상은 2012년 95개에서 87개 기관으로 8개나 감소했다. 특히 중점 관리대상 30개 기관 중 20개 기관의 등급이 지난해보다 하락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C등급 이상 중점관리대상 기관도 지난해 25개에서 17개로 줄었다.

기재부는 이처럼 예년에 비해 작년 평가 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은 부채과다와 방만경영 기관의 성과 부진과 파업, 비리, 안전관리 등 사회적 책무 부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공기관들이 예년보다 훨씬 나쁜 성적을 기록했지만 임기가 6개월이 안된 기관장이 많아 해임 건의 조치를 받은 기관장은 울산항만공사 사장 등 두 명에 그쳤다. 하지만 내년부터 경영실적이 저조한 기관의 수장 교체가 잇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염재호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은 “임기 6개월이 지나지 않은 기관장에 대해선 내년에 있을 평가 또는 올해 중간평가에서 엄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과다부채ㆍ복리후생 기관을 별도 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해 집중 점검하고 있는 만큼 이들 기관에 대한 제재 수위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경영평가에서도 부채가 과도한 공공기관 중 자구 노력이 미진한 6곳은 임직원의 성과급 50%를 삭감토록 조치했다.

한편으로는 이처럼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에 강한 개혁드라이브를 다시 걸고 나섬에 따라 공기업 내부의 반발 등 정책의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날 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 지정해제가 불투명해져 내심 불만이다. 지난해 D등급을 받으면서 문제로 지적됐던 복리후생비를 줄이기 위해 노사가 합의해 1인당 65%까지 삭감했지만 올해 의 성과라는 이유로 작년 경영평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방만경영 해소 노력이 참작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기관들의 자구노력에 대한 의지와 직원들의 사기는 꺾일 수 밖에 없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도 “이번 경영평가 결과에서 방만경영기관으로 지정되면 경영실적이 나쁘지 않더라도 좋은 평가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면서 “공운위 평가단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다는 점에서 평가의 공정성에도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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