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같은 직원들 살게 해주세요”…여행업체 대표의 호소

입력 2014-05-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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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부총리, 여행·운수 등 세월호 사고 피해 업계 간담회

▲현오석 부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 새마을금고에서 열린 '민생업종 애로 완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세월호 참사로 피해를 입은 가족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제 마음도 이미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자식 같은 저희 직원들도 같이 살아야 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중소 여행업체 ‘센터투어’ 이충숙 대표는 울먹이며 말했다. 29일 오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월호 여파로 인한 피해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소상공인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이 대표를 비롯해 전통시장, 관광업체, 식당, 공연예술업체 등 소상공인들은 세월호 사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생각보다 크다며 애도 속에서도 소비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4~6월에만 예약자 2400명, 약 25억원 정도가 취소됐다”고 말하는 이충숙 대표의 목이 잠겨있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스트레스로 목 등에 발생한 대상포진 때문이라고 했다. 이달 초에는 4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급매물로 처분했고 버스도 두 대 처분했다. 매출이 급감하다 보니 매년 1~6월 합계 6000~8000만원씩 납부하던 부가가치세를 거의 납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희 직원 30여명이 한 달 유지하고 생활하려면 800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오는 8월이면 7억정도 적자 쌓인다”며 “그나마 전국 1만3000여개 중소여행사 중 100위권인 우리 회사가 이 정도면 나머지 여행사는 거의 몰락한다는 판단이 맞을 것”이라고 했다.

수학여행이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중소운수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세버스업체 ‘아이넷’의 허전운 관광이사는 “수학여행 등 행사가 전면적으로 취소되면서 여파가 상상 이상으로 커서 지금 기사들의 급여를 못 주고 있다”며 “금융권에 정부가 낮은 금리를 지원하는 대출을 요청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서류가 굉장히 까다롭다”고 했다.

행사의 80~90%가 5월에 몰려있는 공연예술업계도 어려움을 겪었다. 행사기획업체 ‘Lim-AMC’의 서정림 대표는 “공연 안에는 음향장치, 홍보물, 행사장세팅 등 업체가 포함돼 있고 하루 8~10만원을 받는 일일계약 인부도 굉장히 많다”며 “모든 축제가 취소되다 보니 몇 달 돈을 모아서 가을까지 버텨야 하는 분들은 5월이 지나면 쌀 살 돈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외부활동이 줄면서 관공서 주변 식당에서도 매출 급감을 겪었다. 정부서울청사 인근 식당 ‘부산집’을 운영하는 고경희 대표는 최근의 상황에 대해 “청사 주변 식당은 99%가 공무원인데 사고가 발생한 4월 16일 저녁부터 공무원의 발길이 끊어졌다”며 “사고가 난 지도 두 달이 다 돼다 보니 이제는 누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 문제가 돼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시장상인들도 정부에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남대문시장 상인회 김재용 회장은 “남대문에도 매출이 굉장히 줄었고 특히 식당업의 3분의 2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고 한다”며 “정부가 소비심리나 그런측면에서 대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의견을 청취한 현 부총리는 “애로완화를 위한 방안을 당장 착수해서 최대한 시행을 서두르겠다”며 △1000억원 규모 온누리 상품권 한시적 틀별할인 판매 △공무원·공공기관 복지포인트 조기사용 △공공부문 종사가 주변 식당 이용 장려 △8월까지 공무원 등 소모성 경비 70% 이상 집행 △수학여행 개선방안 마련 등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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