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관중의 경제학] “몰래 야구장갔는데 TV방송 본 상사가 전화”

입력 2014-04-2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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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마니아 서동철씨의 잊지 못할 관람기… 1990년 해태LG전 팬 난입 아수라장

▲야구 마니아 서동철씨는 “푸른 잔디를 바라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고 응원을 하다보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날아간다”라고 말했다.
“야구는 생활의 원동력입니다. 경기에서 이기면 무슨 일이든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하지만 지는 날엔 다음날까지 우울합니다.”

야구 마니아 서동철(42·직장인)씨의 말이다. 그는 1982년 국내 프로야구 출범 당시 MBC 청룡(LG 트윈스의 전신)의 어린이 회원이었다. 지금은 LG 트윈스의 광팬이다. 그는 주 2~3회는 프로야구 관람을 위해 잠실야구장을 찾는다.

서씨가 야구장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푸른 잔디를 바라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야구를 보며 응원을 하다보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씨의 야구관람기가 늘 유쾌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중반의 어느날, 서씨는 직장 거래처 방문을 위해 오후 3시쯤 상사에게 보고 후 회사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가 향한 곳은 거래처가 아닌 잠실야구장이었다. 서씨는 야구장 도착 후 넥타이를 풀고 맥주를 마시며 해방감을 만끽했다. 그러면서 살짝 취기가 돌기 시작한 서씨는 응원 열기에 빠져들어갔다. 그때 서씨의 모습은 TV 화면을 통해 전국에 생방송됐다. 그 모습을 본 직장상사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고, ‘땡땡이’는 허무하게 덜미가 잡혔다.

“퇴근 후 야구장에 가면 3회까지는 볼 수가 없다. 1회 초부터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 ‘땡땡이’를 쳤던 기억이 있지만,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웃음)”고 말했다.

그의 야구관람기에서 최악의 경기는 1990년 8월 26일 밤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였다. 당시 최고의 빅매치였던 이날 경기에서 후반 LG가 맹타를 휘두르며 다량 득점하자 3루 측 해태팬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내려오기 시작했고, 경기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서씨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승부에 대한 집착이 대단히 강했다. 관중 대부분이 남성이어서 응원문화도 과격했던 것 같다. 경기 결과에 따라 관중 난동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의 응원문화와는 너무나도 달랐지만 나름의 매력은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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