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동백지구는 전세시장 블랙홀?

입력 2006-05-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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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지구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 '재건축 수준'

입주 4개월차를 맞은 용인시 동백지구가 전세시장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전세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가 주변보다 대폭 떨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주변지역 아파트 전세가도 동반해 하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100만 평 규모인 동백지구에서 현재 입주를 완료한 단지는 총 16개 단지 7126세대에 이른다. 문제는 이 7100여세대의 아파트들이 일제히 입주에 들어갔다는 것. 특히 동백지구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30평형대와 40평형대로만 이루어져 있어 수요층도 다양하지 못하다.

현재 동백지구 32평형대 아파트의 전세가는 평균 800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층과 향에 따라 다소 선호도가 떨어지는 물건은 7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로열층동이라고 해도 1억원이 넘는 선에서는 거래가 되지 않는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다.

이같은 전세가는 주변지역 전세 시세의 70%에도 못미치는 상황. 현재 동백지구 인근 죽전동이나 옛 구성읍의 보정동, 마북동 일대는 지은지 10년이 다돼가는 비인기 아파트도 32평형의 경우 전세가는 1억 1000만 ~ 1억 2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40평형대 역시 '역전세란'은 심각하다. 동백지구 40평형대 아파트 전세가는 1억원에서 최고 1억3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이는 인근 죽전택지지구 아파트 유사평형의 전세가인 2억원 선의 50%선에 머물고 있는 수치다.

이같은 전세가 약세는 6월 이후 통상 비수기가 다가오면서 더욱 확대될 조짐. 용인은 최근 청와대가 지목한 버블세븐지역이라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다소 멈칫하고 있다. 더욱이 동백지구에는 하반기 들어서도 신영 등 민영 아파트와 주공뜨란채, 경기 자연앤 등 공공기관이 공급한 공공분양물량과 임대물량이 잇따라 입주를 시작할 예정인만큼 전세가 약세현상은 올 연말까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백지구 내 한 공인중개업소는 "현재 동백지구는 입주를 막 시작한 단계라 아직 교통과 편의시설 이용이 불편해 오히려 보정동 일대 아파트보다 실거주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임차인들이 많다"며 "무엇보다 아파트 단지들의 입주가 모두 겹치고 있어 전세가 약세는 빨라도 올 연말까지는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러한 동백지구의 전세가 약세 현상은 인근 용인 죽전, 보정, 수지, 그리고 분당신도시 등 주변지역으로 까지 크게 확산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동백지구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된 올 3월부터 용인시는 12주째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4월이후부터는 용인시 전세가는 0.3%이상 비교적 큰 폭의 주간 전세가 하락률을 보이며 떨어지고 있다.

인근 분당신도시도 동백지구 역전세란의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는 상황. 분당신도시 아파트 전세가는 용인시보다 하락폭이 낮지만 용인과 마찬가지로 3월 중반부터 12주 째 연속 분양가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분당신도시에서는 20평형대의 전세가 하락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현동 일대 20평형대 아파트의 전세가는 현재 1억 5000만원 선으로 이는 동백에서는 40평형대 전세를 얻기도 가능한 금액"이라며 "서울 수요가 아닌 분당, 수원 등 주변 출퇴근 수요를 중심으로 같은 값에 더 크고 깨끗한 동백지구로 이사하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라고 전했다.

분당, 용인에 비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다소 떨어지는 광주시와 성남 구시가지의 경우도 동백지구 전세 블랙홀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 지역의 경우 분당과 용인과 같은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보합세와 하락세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는 이렇듯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반면 동백지구 아파트의 매매가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전철 혜택은 받지 못하지만 100만 평으로 용인시 최대 규모 택지지구란 장점에다 분양 아파트 중에선 25평형대 이하(전용면적 18평) 소형 평형이 전무하다는 것이 동백지구 집값 강세의 이유.

하지만 그런만큼 동백지구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동백지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23.5%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고층단지나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과 유사한 수준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팀장은 "동백지구는 전반적인 집값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는 현재에도 투자자들이나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라며 "이같은 전세가 약세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만큼 전세 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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