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장기공백 현실화… 글로벌 SK ‘발목’

입력 2014-02-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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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장기 공백이 결국 현실화되면서 SK그룹의 글로벌 사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사업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합작사업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27일 “이미 협력이 진행되고 있거나 물밑 작업을 벌이는 모든 글로벌 사업의 투자 파트너들에 대한 신인도 하락이 제일 큰 걱정”이라며 “국제 무대에서 오너의 역할과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투자 파트너들이 소극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SK는 최 회장이 법정구속된 지난해 1월 6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따로 또 같이 3.0’ 신경영 체제를 도입해 오너 공백의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지만 최 회장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최 회장이 2013년 1월 법정구속된 후 지난 1년간 SK의 글로벌 사업이 별 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2011년 브라질 원유 광구를 매각한 자금으로 신규 자원개발 사업에 진출하려던 계획이 보류됐으며 싱가포르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석유저장고 건설, 통신 및 온라인 시장 진출도 차질을 빚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았던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사업도 난항이 예상된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자동차 부품업체인 콘티넨탈과 합작법인 ‘SK 콘티넨탈 이모션(E-Motion)’ 설립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같은 해 7월엔 중국의 베이징 전기자동차, 베이징 전공 등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 이들 합작 사업이 추가 투자가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이다. SK 콘티넨탈 이모션은 양사가 5년간 2억7000만 유로(약 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고 중국의 합작법인도 이제 시작 단계에 놓여있다.

이날 SK 경영진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최 회장 형제의 경영공백 장기화가 대규모 신규 투자와 글로벌 사업 분야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업 정착 노력, 글로벌 국격 제고 등 최 회장이 그 동안 집중해 온 활동들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재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 총수에 대한 법원의 엄중 처벌 원칙을 재확인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활성화 메시지가 나온 바로 다음날 정반대의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는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재계 3위의 그룹인데 경제 살리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정부 기조와 다른 방향으로 판결이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오전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6월의 항소심 선고가 확정됐다. 선고 직후 SK 한 관계자는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비통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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