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사고, 그후 50일] “정보 샐라”… 경품 응모 안하고 SNS 프로필 비공개

입력 2014-02-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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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개인정보 관리

# 주부 나성실씨는 대형마트에서 진행하는 경품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했다. 대형마트는 경품 응모지를 통해 이름, 집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요구했지만 가볍게 생각하고 다 적었다. 당첨되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카드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후 경품 응모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생겼다. 경품 행사에 참여하면 개인정보가 보험사로 넘어가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 40대 가장 나만기씨는 자동차보험의 만기가 가까워지면서 손보사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전화를 받으면 보험이 만료돼 전화가 왔구나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개인정보가 어떻게 손보사로 흘러들어갔는지 의심하게 됐다. 그래서 연락이 오는 손보사에 연락처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과정을 따져 묻고 있다. 보험사도 개인정보를 도둑질한 무리와 같은 패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소비자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단순히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넘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주요 정보인 만큼 범죄자에 넘어갈 경우 금융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품에 응모하기 위해 제공했던 개인정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 팔린다는 사실을 알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처럼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우리 주변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5일 동양생명은 이벤트 참여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 수탁자 명단에서 이마트, 홈플러스를 뺐다. 그동안 해당 마트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해 왔지만 마트 측의 요청으로 중단했다는 것이 동양생명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마트와 보험사 간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또 정보유출 사태 이후 우리 주변의 풍속도가 많이 변했다. 식당 이벤트 당첨을 위해 명함을 제공하는 일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식당마다 비치된 행운권 추첨함에 당첨을 기대하며 명함을 넣었다. 하지만 최근 명함함을 치운 식당이 부쩍 늘었다. 명함함이 있는 곳도 속은 거의 텅텅 비어 있다. 식당 측이 개인정보를 어떻게 쓸지 모른다는 불신 때문이다. 서울시내 한 식당 주인은 “명함을 활용해 마케팅 수단으로 써 왔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할인 이벤트 문자를 보내면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냐며 따지는 고객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식당에서 신용카드 명세서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예전엔 귀찮아서 신용카드 명세서를 식당에 버려 달라고 하지만 지금은 일일히 다 찾아간다는 것이다.

B 식당 주인은 “정보유출 사태 이후 신용카드 명세서를 다 가져가려 한다”며 “고객들이 직접 명세서 파기를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청첩장이나 돌잔치 초대장 열어 보기를 꺼리는 것도 새로 나타난 현상이다. ‘돌잔치 초대장을 보내 드렸습니다’라는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부당한 휴대폰 비용이 청구되는 피해 사례가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이후 메시지 확인도 신중해진 것이다.

이소희(28세?서울 강남구)씨는 “결혼하는 친구가 많아서 모바일 청첩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예전에는 바로 해당 링크를 열어 봤지만, 정보유출 사고 이후로는 꺼리게 된다”고 밝혔다.

또 최근 발견되는 스미싱 문구의 경우 스마트폰 해킹으로 탈취한 사용자 주소록 내 이름 및 전화번호와 사전에 유출된 주민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형 스미싱 문자를 전송한 경우가 있다. 이 같은 방법은 문자에 명시된 이름과 정보가 수신자와 정확히 일치해 의심조차 하기 어렵다.

이를테면 ‘OOO님 [법무원] 등기 발송하였으나 전달불가 1**.2**.2**.1** (부재중)하였습니다. 간편조회 / ***님의 차량이 무인단속장비에 적발되었습니다 gi*****.**.kr 확인 후 처리바립니다’와 같은 문구와 URL 주소를 포함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개인정보 문제와 밀접하다.

SNS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SNS도 개인정보 유출 통로로 이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최근 SNS 이용 시 프로필을 비공개로 설정하고 모르는 사람의 쪽지나 멘션, 단축 URL은 열어보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정열(23세ㆍ서울 성북구)씨는 “트위터에 휴대폰 번호 등을 노출했다가, 스팸 문자가 급증한 경험을 했다”며 “트위터를 통해 내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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