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라이프 기획②] 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하)

입력 2014-02-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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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 “치매 치료 및 연구 패러다임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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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국내에서 치매 연구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공인받는다. 양 교수와 그가 맡고 있는 마포구치매지원센터의 ‘치매와의 전쟁’ 과정에서의 활동들은 일찍이 뉴욕 타임즈 커버스토리에도 실린 바 있었다. 양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치매 연구의 흐름과 해법을 확인해 봤다.

양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치매의 초기인 경증 치매에 대한 부분이었다. 어째서 경증 치매에 대하여 우리가 그토록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양 교수는 그 이유가 치매 치료의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치매와 관련하여 입증된 약 아리셉트, 레미닐 등 4가지 외에는 치매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할 만한 약이 없어요.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약재가 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기대가 높았죠.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했어요. 분명히 그 약을 사용하면 뇌 속의 아밀로이드 단백질 양은 줄어들어요. 그러나 치매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학계에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치매에 대한 생각을 조정하게 됐다. 하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치매의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설, 다른 하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치매 유발을 촉진하는 건 맞으나, 중기를 지나면 더 이상 치매 유발 역할을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가설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치매를 중도에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경도인지 장애(MCI)’를 발견하고 방지하는 쪽으로 치매 연구가 가고 있다고 한다. 애초에 발병 가능성을 발견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게 치매 문제 해결의 최선법이라고 정리되는 중인 것이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투여돼는 치료제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잘라주는 치료제 2가지 약을 쓰고 있긴 하지만 치료 연구는 보다 융합해 가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DTI를 통한 조기진단법… 3~4년 정도 빠른 치매 가능성 진단

“알츠하이머 전 단계를 ‘경도 인지장애’라고 하는데 사실 일상생활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그 상태에서 치매로 가는 확률이 15%. 7~8년 정도가 지나면 80%에 달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사람이 알츠하이머 치매로 발전할 것이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부분의 크기 변화, 가족력, 아포이라는 물질 변화 등 3~4가지 검사를 통해 치매를 진단하게 됩니다. 이 중 해마 크기 변화의 경우 DTI진단법을 통해 들여다보면 눈으로 볼 수 없는 변화를 수치화할 수 있어서 훨씬 조기에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의 개념 또한 최근에는 변화하고 있다. 양 교수는 경도인지 장애로서의 ‘알츠하이머 디지즈(disease)’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흔히 통칭되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보다 세분화한 것으로, 중증으로서의 알츠하이머 치매와는 별개의 개념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에 의해 뇌손상이 발생했지만 그 정도가 미비하여 생활에는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지점에 속한다. 이 알츠하이머 디지즈에 속하는 경도인지 장애에는 두 가지 정도의 약재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연구가 됐다고 한다.

치매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치매 발견 및 치료도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임상적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요즘은 척수 검사로 아밀로이드 단백질 농도를 확인하고, 진단 후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뇌 촬영 후 그 안에 있는 아밀로이드 농도를 확인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양 교수 또한 MRI를 활용하여 해마를 중심으로 한 진료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관적 기억장애(SMI)란 측면에서의 검증법도 있다. ‘요즘 내 기억력이 나빠졌다’ 싶으면 치매 클리닉을 방문하여 비슷한 연령대, 교육수준에 비춰서 기억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또한 경도인지 장애에서는 인지 치료도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이는 기억력 향상 등의 뇌 활성화를 통해 치매 예방을 진행하는 것으로, 양 교수가 속한 대한치매학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자 하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식양청 등 제도권내 검증을 거쳐 확대하여 인지치료 전문가들이 도와주고 코치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양 교수는 치매 기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지원,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한 약들 중에서 하나의 약만으로 사용하지 말고 여러 가지 원인들에 대한 치료제 3~4가지 약들을 동시에 섞어서 다 적용시켜 효과 상쇄하는 약재로 융합한다면 종합적으로 처지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려면 보험체계가 걸려있어 이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했으면 한다는 제안도 했다.

양 교수의 의견처럼 기초연구 투자와 기존의 치매 치료 연구 패러다임을 바꿔본다면 지금보다 치매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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