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엄기준의 아쉬운 말 한 마디 [이꽃들의 36.5℃]

입력 2014-01-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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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테르' 프레스콜 (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

“창작뮤지컬이니까 사랑해주세요.” 지난 프레스콜에서 배우 엄기준에게 라이선스 대작의 흥행 대결 속 ‘베르테르’의 경쟁력을 물었더니 짤막하게 답했다.

참 안타까운 대목이다. 배우는 대중에게 작품의 자체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더군다나, 관객에게 창작극이란 이유로 작품을 향한 무조건적 선택을 요구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연간 3000억대 규모로 성장한 뮤지컬 시장에서 이미 흥행을 증명했던 라이선스 작품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창작극을 택하는 관객의 손길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9개월에 걸쳐 전국 관객 수 35만 명을 동원한 흥행 기록을 보유한 ‘지킬 앤 하이드’가 라이선스 작품이라서, 1차 티켓 오픈에서만 4만 석이 팔려 나간 ‘디셈버’가 창작뮤지컬이라서 관객이 선택했던 것은 아니었다. 짜임새 있게 꾸려진 작품이 주는 감동이 뛰어났고, 배우의 호연이 빛났기 때문에 관객의 입소문을 탄 것이다.

2000년 초연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차례 막을 올렸던 ‘베르테르’는 국내 관객의 전폭적 지지로 창작뮤지컬의 신화로 남아 있다. 척박했던 당시 국내 시장에서 국내 최초 뮤지컬 팬클럽인 ‘베.사.모’(베르테르를 사랑하는 모임)가 만들어졌고, 2003년과 2004년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등 세 곳의 무대에 500여 명의 팬이 직접 모은 돈으로 올라간 작품이 바로 ‘베르테르’다. ‘베르테르’를 함께 키워낸 것이 팬이었다.

더 완성도 있는 작품 또는 깊이 있는 캐릭터 해석으로 새 무대에 서는 것이야말로, 배우가 자신을 꾸준히 사랑해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지난 12일 막 내린 ‘베르테르’는 평균 객석 점유율 98%를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캐릭터 간 성긴 설득력 등 작품 자체의 아쉬운 점은 차치하더라도, 배우 한 사람의 태도가 ‘베르테르’의 흥행에 씁쓸함을 남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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