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부는 女風] 탄탄한 경험•전문성 앞세워 ‘女 핸디캡’ 극복

입력 2014-01-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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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벽’ 어떻게 뚫었나… 뛰어난 업무능력 현장에서 입증, 특유의 친화력•소통력까지

금융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어느 분야보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첫 여성 은행장이 탄생하며 견고한 유리천장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 탄탄한 경험과 전문성은 물론 여성 특유의 세심함과 온화한 리더십이 조명을 받으며 주요 직책에 여성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여풍(女風)은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보다 그들의 능력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여성 경영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금융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첫 여성 은행장 탄생… 은행권‘여성시대’도래 = 지난달 30일 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에 오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을 필두로 은행권에 여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임원 자리에도 여성이 연이어 배치되며 보수적인 금융권에 여성시대 서막이 오르고 있다.

이번 여풍의 주목할 점은 여성 경영자들이 다양한 경험과 함께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전문성을 갖췄다는 데 있다. 여성의 장점으로 통상 거론되는 셈세함, 꼼꼼함, 부드러운 리더십 등 여성 특유의 장점보다 전문성과 능력이 이들을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한 것이다.

권 행장은 1978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이후 35년간의 은행 생활 중 무려 28년을 현장에서 보낸 ‘현장통’이다. 또 리스크관리본부장, 소비자보호센터장, 카드사업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겸비했다.

무엇보다 권 행장은 은행의 건전성을 제고하면서 실물경제의 활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현재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신한은행에서도 창립 이후 첫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신한금융은 신순철 신한은행 경기중부본부 본부장을 부행장보로 승진시켰다.

신 부행장보는 1979년 대전여상 졸업 이후 바로 조흥은행(2006년 신한은행과 통합)에 입행한 이후 여신지원부 신용조사역, 강서기업금융센터 지점장, 여신심사부 심사역 등 기업금융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사를 성과와 역량이 우수한 인재 발탁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26일 NH농협은행 역시 최초의 여성 본부 부서장으로 문갑석 수탁업무 부장을 발탁했다. 문 본부 부서장은 1980년 입사 이후 주로 경남 사천, 삼천포 등 영업점에서 근무한 ‘영업통’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아 농협은행 내 여성 리더로 꼽혀왔다. 뛰어난 영업능력 등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고 업적평가 우수상, 우수경영자상을 여러 번 수상했다.

같은 달 29일 인사를 단행한 하나금융도 4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김덕자 하나은행 본부장은 전무로 승진해 금융소비자 본부장을 맡게 됐다. 외환은행에선 최동숙 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해 소비자권익보호 최고책임자로 자리했다. 하나은행의 천경미 본부장은 전무로, 정현주 서청담지점장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금융권 여성인력 중용은 올 초부터 시작됐다. 금융권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한국은행에서도 지난해 7월 서영경 금융시장 부장이 부총재보로 선임됐다. 이는 62년 한국은행 역사상 첫 여성 임원이다.

또 같은 해 3월 승진한 우리은행 김옥정 WM사업단 상무, 4월 수협은행 최초 여성 임원으로 선임된 강신숙 부행장, 박정림 KB국민은행 WM사업본부 전무 등이 있다.

특히 박 본부장은 지난 1994년 금융권에 첫발을 들인 이후 주요 부서를 거치며 실력을 갈고 닦아 한국인 최초 세계 리스크관리전문가협회 임원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소신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방은행에서도 최초 여성 본부장이 탄생했다. DGB금융은 지난달 26일 양현숙 시너지영업추진단장을 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DGB금융은 리더로서 역량을 발휘해 은행 성과 향상에 기여한 점, 특유의 친화력과 소통 능력으로 대·내외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점을 발탁 이유로 제시했다.

◇ 보험·카드업계도 ‘女風 당당’= 보험·카드업계에서도 여성 인력을 중용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에선 여성 파워가 상당하다.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은 보험업계 유일한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생보업계 선두인 삼성생명에는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남대희 상무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자넷 최 상무가 포진돼 있다. 교보생명에는 황미영, 허금주 상무가 여성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1월 정기인사에서 설계사 출신 여성인력 두 명을 핵심지역의 본부장으로 발탁했다. 수도본부장으로 발탁된 김점옥 본부장은 2003년 지점장 승진 이후 2011년 신한생명 최초 여성 임원으로 호남지역 영업총괄 본부장에 올랐다.

김 본부장은 고졸 설계사 출신으로 임원이 된 후 첫 호남지역 설계사 조직 규모 및 영업 실적에서 30% 이상의 신장률과 지역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이 같은 탁월한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최대 전략 요충지인 서울과 수도권을 담당하는 수도본부를 맡게 됐다.

설계사 출신 김민자 본부장은 본사 제휴TM본부장으로 선임됐다. 김 본부장은 2012년 고객중심 경영과 CS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성과를 거둬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민원 평가에서도 생보업계 최고등급을 받기도 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전경혜 BC카드 경영기획본부장(CFO), 이인재 삼성카드 전무, 박주혜 상무, 이은정 상무 등이 대표적인 여성 임원이다.

지난달 27일 현대차그룹 임원 인사에서는 이미영 현대카드 CLM실장이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했고, 이주연 현대라이프 마케팅 실장도 이번에 이사대우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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