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기자회견 일문일답, "TV로 응원해준 팬이 좋은 성적의 이유"

입력 2013-12-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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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추신수(31)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 소감을 밝혔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추신수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추신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상 최고 금액인 1억3000만 달러(약 1370억원)로 계약한 것에 대한 소감과 계약 이유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작년과 비교해 출루율이 좋아졌다. 삼진도 줄고 볼넷도 많아 졌다. 출루율이 좋아진 이유가 있나. 선구안이 좋아졌나. FA(자유계약선수) 염두에 둔 것인가.

-사실 올해 조금 바뀐 게 있다. 중계를 봐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2스트라이크 되기 전과 후의 타격자세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항상 같은 자세였다. 올해는 1번 타자를 맡았다. 시애틀 소속일 때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2스트라이크 자세가 잇다. 배트를 좀 더 짧게 잡고 스탠들 넓게 해서 한개 두개를 더 많이 본다. 최대한 방어적으로 투구를 봤다. 나도 놀랄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

▲2000년 처음 건너가서 한국 선수중 역대 최고 계약을 했다. 감회가 어떤가. 비행기에서 어떤 생각했나.

-애리조나 시각으로 새벽 1시 반이었다. 아내는 기다리는 것이 힘들었는지 자고 있었다. 계약소식을 듣고 아내를 깨워 앉아서 얘기했다. 13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대화했다. 13년이 5분 동안 지나갔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메이저리그 무대만 생각했다. 거기에 뛸 수 있다는 생각만 했다. 믿겨지지 않았다. 정말 긴 시간동안 많이 힘들었다. 서로 쳐다보면서 눈시울도 붉어졌다. 계약을 했기에 또 다른 야구인생이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인이 가장 고마웠을 때는 언제인가. 금액으로 내조를 환산한다면.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다. 많은 일이 있었다. 지금도 미안한 것은 애 셋 낳는 것은 지켜줬지만 한 번도 산후조리를 못했던 것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 돈보다 그것 때문에 미안하다.

▲올해 이 정도면 만족하는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100% 만족은 못한다. 3할 대 못 친 것이 아쉽다. 포스트시즌때 홈런도 치고 싶었다. 300출루는 생각도 못했다. 300출루가 가장 보람된 기록이었다.

▲텍사스 계약하면서 가장 우선시 했던 조건이 무엇이었나

-사실 FA를 경험하지 못하고 야구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더 있을 지도 장담하지 못했다. 첫 번째 조건이 이기는 팀이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생활조건도 우선시했다. 여러 팀이 물망에 올랐다. 내년부터 우승에 도전할 수 있고 가족들이 평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정한 것이 텍사스였다. 가장 적극적으로 러브콜 한 곳도 텍사스였다.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텍사스가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다.

▲텍사스와 계약 전에 많은 루머가 있었다. 스토리가 있다면.

-스토리가 길다. 월드시리즈가 끝나는 순간부터 FA가 시작이다. 10팀 정도가 나한테 관심을 표현했다. 관심이야 누구나 다 표현할 수 있다. 계약 조건을 따져야한다. 3팀으로 압축됐다. 아시다시피 양키스도 있었다. 양키스에 대한 꿈도 있었다. 그러나 오퍼를 받았을 때 예스나 노를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좋던 나쁘던 오퍼 후 바로 대답하는 경우는 없다고 본다. 결정할 시간 시간이 없었다.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이 장기계약을 잘 안하는 걸로 안다. 특혜에 대한 책임감은 없나.

-단장이 금액은 너그러우나 장기간 계약은 안한다고 들었다. 때문에 부담감도 있다. 그것도 내가 가져가야할 고민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할 것 같다. 너무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안 좋을 수 도 있을 것 같다.

▲올해는 중견수를 봤고 내년에는 좌익수로 옮길 수도 있다. 어떤가.

-올해 시즌 전 중견수 이동은 말은 못했지만, 굉장한 압박이었고 스트레스도 심했다. 그래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중견수만큼은 못했지만 처음 치고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코너 수비도 중견수 못지않게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박의 원동력 중에 왼손 투수를 극복한 사연, 부상 극복은 어떻게 했나.

-제 인생에 있어서 정말 힘들었을 때를 꼽으라면 왼손 투수를 만났을 때였다. 반쪽짜리 선수가 되기 싫었다. 기술로도 해결하기 힘든 정신적인 문제였다. 정신과도 가보고 왼손투수에 강한 선수에게 조언도 구했다. 그러나 이미 겁을 먹고 있었다. 그래서 왼쪽투수가 왼쪽만 봐도 나한테 공이 날아오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그때 가족을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물러나면 가족이 나 앉는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을 하지 않고 주변의 말을 아예 안 듣는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투수로도 가능성이 있었다. 투수했으면 어땟을 것 같은가

-그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메이저리그는 3년 만에 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만큼의 레벨의 선수가 되지는 못 했을 것이다. 좋은 투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공격적인 타자가 많은 팀인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올 스프링캠프가 기대된다. 신시내티에서만큼 한다면 텍사스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몸만 건강하다면 많은 경기를 소화한다면 내가 원하는 기록을 낼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유독 성적이 좋았다. 좋은 타자가 많은 팀이다. 대화 중 얻은 것들이 있다면.

-조이보토, 제이 브루스, 브랜든 필립스 같은 선수들은 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너무 진지하다. 다음날 분석을 알아서 할 만큼 정보력이 뛰어나서 놀라웠다. 그래서 ‘잘하는 팀과 이기는 팀은 틀리구나’라고 생각한다. 지는 팀은 ‘이겼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이기는 팀은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 사소한 것들에서 많이 배웠다.

▲몸에 맞는 공이 26개로 1위였다. 이제 몸값도 비싸졌는데 어떻게 대처할 건지.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타석에 바짝 붙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상대 선수가 말한다. 바짝 붙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자주 맞느냐고. 오는 공을 피하지 않아서 데드볼이 많아지는 것이다. 맞는다고 해서 아프지도 않고 부러지는 것이 아니면 피할 이유가 없다.

▲다르빗슈 유 선수와 같은 팀 소감은. 이와쿠마(시애틀 매리너스) 선수의 맞대결 기대감은.

-다르빗슈와 만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기쁘다. 저한테 행운이다. 친해지고 싶다. 이와쿠마 선수는 좋은 선수다. 만난다면 일본선수 한국선수를 떠나 잘할 자신이 있다.

▲선수생활 어려운 점. 론 워싱톤 감독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몇 번 타석이며 어떤 포지션이냐고 물었을 때 1번타자 좌익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DH(지명타자)를 한명만 하는 것은 싫다고 했다. 하루 하루 로테이션으로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상위타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나도 타순은 별로 관계가 없다. 어려운 점은 18살에 처음 미국으로 왔을 때 야구만 하다가 와서 아무것도 없었다. 사회생활도 멀어졌었다. 친구도 없어서 외롭기도 했다. 지금은 자리를 확실히 잡았기에 마이너리그선수들을 챙기고 해야겠다.

▲재능과 노력파 둘 중 어느 쪽인가. 야구 생활 중 가장 어려웠던 순간.

-운동은 타고난 것 같다. 하나를 가르쳐주면 아주 빠르게 배운다. 하나를 배우면 앞을 생각한다. 이 코치가 제스쳐로 포즈를 잡아주면 이 코치가 이걸 원하구나 해서 잘 캐치했다. 철칙이 ‘자기 자신을 평가하지 않는다’다.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2007년도 팔꿈치 수술을 했을 야구하나만을 위해 달려왔는데 가족이 생기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확실히 나를 받아주는 한국 팀에 가면 말도 통하고 가족도 편하게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와이프가 반대했다. 와이프가 잡아줘서 뭔가 모르는 힘이 솟았다. 그래서 2달 정도 빨리 회복했다.

▲주위 사람을 도울 것이라 말했다. 어떤 식으로 도와줄 건가.

-이런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다. 올해 더스티 베이커가 ‘야구를 즐기라’고 했다. 그러나 야구를 즐기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야구를 즐기는 것이 무엇이느냐고 물었다. ‘프로는 받은 만큼 주는 게 엔조이 베이스볼이다’는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받은 만큼 주는 것은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하는 길이다. 주변 분들을 위해 하나하나씩 해나갈 생각이다. 장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구상중이다.

▲론 워싱톤 감독과 호흡은 어떨 것 같은가.

-계약 전 감독, 단장 등 5명의 텍사스 관계자와 대화를 가졌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몇 번 보지는 않았지만 마음도 편하다.

▲야구를 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그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어릴 때부터 목표가 있었다. 그 목표를 위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라고 하고 싶다. 야구 외에도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내가 어릴 적에는 다른 것들은 한 번도 해볼 기회가 없었다. 내가 못했던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책도 좀 읽었으면 한다. 한마디로 목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이후 한국에서 뛸 생각은 있는가.

-아직까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

▲17번 배번을 선호하는 이유는. 향후 대표팀 가능성도 있는가.

-굉장히 의미 있는 번호다. 초등학교부터 달았던 번호다. 예를 들어 17번을 쓰는 선수가 있었다면 다른 번호를 쓸 것이었다. 그러나 운 좋게 번호가 비어있었다. 내년 아시안게임도 있다. 시즌과 맞물리지만 않으면 대표팀으로 뛸 생각이 있다. 혜택도 많이 받았다. 한번은 갚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선수로서 목표 또는 아버지로서 목표는 있는가.

-명예의 전당까지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때문에 개인적으로 200-200, 300-300도 해보고 싶다. 아버지로서 목표는 여태껏 해온 그대로 하면 될 것이다.

▲새해소망은.

-정말 감사하다. 올해 MBC 중계로 많은 분들이 시청도 했다. 그때마다 잘했었다. 이런 성적을 낸 이유 중에 TV로 응원해준 팬들의 몫도 컸다. 계속 응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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