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브라질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노든은 브라질 당국에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가 보도했다.
스노든은 서한에서 브라질로의 정치적 망명이 가능해지면 NSA의 도·감청 행위 조사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브라질의 상원의원들이 브라질의 범죄 의혹 조사를 위해 적절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가 나를 방해하고 있다”며 “영구 망명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어느 국가에서든 미국 정부의 방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러시아에 임시 망명 중이며 내년 중반까지 망명이 허용된 상태다.
이에 대해 대다수 국제문제 전문가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과의 갈등을 무릅쓰고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NSA의 도·감청 행위에 대한 조사에 협력하겠다는 스노든의 주장 만으로 그의 망명을 받아들이기에는 브라질 정부가 감수해야 할 다른 위험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 설령 망명을 받아들이더라도 스노든이 브라질로 건너가는데 많은 난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러시아를 방문하고 귀국하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전용기에 스노든이 탔다는 소문이 돌자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 4국이 영공 진입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