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중의 휘뚜루마뚜루]빚더미 예산안 나눠먹겠다는 여야

입력 2013-12-10 11:09 수정 2013-12-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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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가 10일부터 새해예산안 증감심사에 돌입했다. 통상 감액심사 일주일, 증액심사 일주일 등 2주일 동안 진행되는 심사기간을 일주일로 줄여 오는 16일까지 의결할 계획이다.

여야가 늦게라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속도전에 나선 건 환영할 일이다. 그럼에도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진행되는 심사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일 년간의 나라살림을 고작 20일 동안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어긋난다. 국회도 이를 의식했는지 휴일까지 반납하고 심사에 몰두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된 심사는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게 맞다.

정부가 예산안과 함께 제출한 5년간 재정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내 적자재정 운용을 하게 돼 있다. 살림을 하다보면 빚도 지고 구멍이 날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빚지고 시작하겠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심사시간이 빠듯해 가뜩이나 빚더미 예산안에 낭비성 예산까지 그대로 편성될 것이란 점에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도 해마다 반복돼 온 선심성 예산, 나눠먹기 예산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토교통위는 9일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부 소관 예산 20조5176억원을 2조2133억원이나 증액했다. 사업타당성 부족으로 2억원밖에 예산을 받지 못한 ‘전남 보성~임성리 고속철도’의 경우 예산이 600억원으로 불어났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도 수도권 의원들의 요구로 100억원 늘어났고, 경부고속철도 2단계 건설 사업비도 400억원 증액했다.

월곶~판교 복선전철과 2012년 10월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착수에 따라 기본계획 용역이 중단된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사업에도 각각 30억원, 90억원을 추가 배정했다.

광주~완도 고속도로 조사설계 사업은 정부가 50억원의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국토위에서 100억원을 더해 총 150억원으로 예산액을 조정했다.

대부분이 지역 민원성 사업예산이다. 정치 현안을 두고 국회 문까지 닫아가며 지지고 볶고 싸우는 여야지만, 지역구를 챙기는 데는 이렇게 잘 뭉칠 수가 없다.

이뿐 아니라 민주당이 2조1000억원을 늘리겠다는 복지예산을 주로 다루는 보건복지위나 산업통상위 등 다른 상임위들도 경쟁적으로 예산을 증액하고 나설 것이란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대부분 상임위의 인심이 감액에는 야박해도 증액에는 후하다. 나랏빚이 늘고 있다며 늘 걱정하면서도 막상 예산심사에선 재정건전성 따위는 까맣게 잊는 것 같다.

이미 예산안을 꼼꼼히 따지고 넘어가기엔 늦었다. 다만 엎질러진 물이라도 최대한 주워 담아 보려는 노력은 보여주는 게 맞다. 그것이 국회의 의무이고 혈세를 내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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