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올 송년키워드는 ‘고요한 밤’

입력 2013-12-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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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정기인사 등 영향…‘송년회’ 단어 금지어된 곳도

재계가 실적 부진, 정기인사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조용한 연말을 맞고 있다. 음주를 포함한 ‘송년회’란 단어는 아예 금지어가 됐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LG, 한화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연말 송년회 대신 사내 행사를 하거나 문화 및 봉사활동을 진행하라는 직·간접적인 지침을 내렸다. 이는 올해 일부 업종을 제외한 산업 전반의 실적이 저조하고, 각 그룹들의 인사 원칙이 ‘성과주의’로 굳어지면서 연말 회식보다는 건전한 송년회로 구성원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진 구성을 완료한 곳은 당장 내년도 사업계획 확정이 급선무고, 인사를 앞둔 곳은 음주로 인한 사고나 괜한 잡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술자리를 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반적으로 실적이 떨어졌고, 인사철인 만큼 몸을 사리는 임원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삼성은 회식을 없애고 오페라, 뮤지컬 관람 등 문화 활동으로 대체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사내방송, 미디어삼성, 웹진 등 다양한 홍보채널을 활용해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벌주’, ‘원샷 강요’, ‘사발주’를 ‘3대 음주악습’으로 규정하고 금기해 온 만큼 올해는 ‘무알콜 송년회’ 문화가 거의 자리잡았다”며 “미디어삼성 등 내부 소통채널을 통해 회식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제안하고, 후기를 공유해 이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그룹 차원의 절주 캠페인은 없지만 계열사별로 ‘1차에서 끝내기’, ‘영화 관람’ 등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음주나 송년회 문화에 대해 별도로 지침을 내리지는 않는다”면서 “계열사별, 사업 부문별로 (문화활동 등) 알아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를 안고 있는 SK, 한화, CJ 등은 송년회의 ‘송’자도 입에 못 담는 상황이다. 오너가 구속 중이거나 건강이 나쁜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술을 마시며 연말 분위기를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비상경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회장도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연말 회식은 꿈도 못 꾼다”며 “임원이나 직원들 스스로도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 역시 “어쩔 수 없이 회식을 할 경우 무조건 1차에서 끝을 낸다”며 “대부분 송년회 대신 다양한 사내행사와 봉사를 대안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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