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스픽스 갈등구조를 깨자] 산업계 흔드는 정책 “해묵은 노사갈등…패러다임 바꿀 때”

입력 2013-09-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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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벤치마킹’ 정부 노력 절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보신주의를 뿌리 뽑아라.”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한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갖고 당선인 시절부터 줄곧 강조해 온 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기 청와대 비서진을 임명하며 하반기 공직사회도 좀더 기강을 세워 나갈 것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박근혜 정부 들어 출범 초기부터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용어가 어느 때보다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대통령인수위원회 때부터 7개월간 준비해 온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닷새 만에 수정안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이 이른바 ‘중산층 증세 논란’을 의식해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 말 한 마디에 기재부는 즉각 백기를 들었고 박근혜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핵심 정책인 세제개편 원안은 좌초됐다.

또 세수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는 기재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을 통해 비과세·감면 혜택을 우선 정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농수산물의 원료비용에 대한 세액 공제 한도를 기존 최대 70%에서 매출액의 30%까지로 낮춘 것도 그 일환이었다.

하지만 현오석 부총리는 소규모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의 반발에 공제율 40% 선으로 높이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당초 식당 자영업자들이 매입 신고를 부풀려 과도하게 공제를 받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던 기재부의 소신은 꺾였다. 경제부총리의 근시안적 판단에 경제정책 동력이 흔들리고 국민의 혼란만 가중된 셈이다.

부처 간 협업과 갈등 해소 또한 박근혜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핵심 과제다. 이 역시 곳곳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료조직은 전문화와 분업화를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처 간 경쟁과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하소연도 있지만 정부 출범 6개월이 넘도록 부처 간 불협화음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카지노 설립’과 ‘선상 카지노 허용’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간의 이해가 엇갈려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외자 유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산업부가 추진 중인 육상 풍력발전소 건설 사업 또한 환경부가 자연 훼손 기준을 더 엄격히 적용할 것을 요구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올해 풍력업계는 풍력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환경부에 14건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이 중 4개 사업만이 사업가능 판정을 받았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 들어 부처 간 협업의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예산권은 기재부, 인사권은 안행부에 있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면서 “실제 부처 간 갈등관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국무조정실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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