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로 시름하고 있는 손해보험업계가 장기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질병·사고 대비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보장성보험은 금리 리스크에 취약한 저축성보험이나 손해율 안정화가 시급한 자동차보험과 달리 저금리 시대에도 높은 마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 10곳의 7월 한 달간 단독형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수는 1만4834명으로 1월(3858명)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소비자가 적은 돈으로 가입할 수 있는 보장성보험에 몰리면서 인기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 리스크로 인한 수익률 악화와 세제 혜택 축소 등 상대적으로 저축성보험의 메리트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손보업계도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6월부터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년 간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보험 판매에만 집중,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 메리츠화재의 7월 당기순이익은 전달보다 11% 증가한 156억7600만원으로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냈다.
메리츠화재는 앞으로도 마진율이 높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보장성보험 중심의 성장전략을 유지하고 비용이 낮은 전속 조직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1500억원의 유상증자로 지급여력(RBC)비율 걱정을 털어낸 한화손보도 보장성보험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화손보의 보장성보험 성장률은 일반 및 자동차보험의 성장률을 크게 웃돈다. 지난 6월 취임한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은 현재 7%대인 보장성보험의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에 비해 초기 사업비가 많이 들어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1년 정도 지나면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당분간은 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에서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