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활동의 진화]CSR 2.0시대… 당신의 기업은 어디까지 오셨나요?

입력 2013-09-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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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넘어 ‘책임’시대 열렸지만 대부분 홍보용 그쳐

▲한화그룹은 매년 10월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서울 세계불꽃축제’를 개최한다. 2000년 첫 불꽃을 쏘아 올린 세계불꽃축제에는 해마다 100만명 이상의 서울시민들이 찾고 있다. 한화는 세계불꽃축제에 문화적 소외계층의 어린이들을 초청,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화그룹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dponsibility)’에 대한 자발적인 인식과 실천에 사회적 요구가 맞물리면서 단순한 ‘자선’과 ‘공헌’을 넘어 ‘지속 가능한 책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진행되는 단계다.

지난 5월 본지와 코스리(KOSRI)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3 대한민국 CSR국제컨퍼런스’에 강연자로 참석한 CSR 인터내셔널 설립자 겸 대표인 웨인 비서(Wayne Visser) 박사는 당시 CSR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CSR 문제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CSR는 전문가들이나 기업의 담당자들이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건 일상적 생활에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외신과 국내 주요 일간지에 실린 CSR 관련 기사들을 예로 들며, 이미 많은 기업들이 알게 모르게 CSR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대부분 기업들의 CSR는 여전히 ‘자선’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이제까지 CSR를 자율에 맡겼지만 최근 20년 동안 큰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며 “CSR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즉, 이제까지의 경영의 시대까지가 CSR 1.0이었다면 이제는 변혁적인 ‘책임의 시대’인 CSR 2.0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서 박사의 저서 ‘책임의 시대(The Age Of Responsibility)’에도 미래의 CSR에 대한 방향이 제시돼 있다. 그는 기존 CSR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그는 CSR의 시대와 단계를 5개로 나눴다.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 보호를 위해 제한된 CSR 활동을 벌이는 ‘탐욕의 시대’로 부터, ‘기부’가 중심이 되는 ‘자선의 시대’, 지속가능 경영과 기업 책임을 브랜드와 이미지, 평판을 개선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는 홍보 CSR로 대표되는 ‘마케팅의 시대’, 기업의 핵심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CSR 활동을 이행하는 데 중점을 둔 ‘경영의 시대’, 마지막으로 그가 대안으로 삼는, 인류와 생태계에 더욱 효과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CSR의 총체적 단계인 ‘책임의 시대’까지 구분한다.

우리 기업들의 CSR를 비서 박사의 카테고리에 적용한다면 도대체 어디에 들어갈까? 기업을 운영하면서 탈세나 배임, 직권남용 등으로 법적 제재를 받게 되자 뜬금없이 일자리 확충을 한다거나 저소득층 가정에 대한 기부 활동을 강화하는 건 ‘방어’와 ‘자선’, ‘홍보’가 결합된 것일까? 아니면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와 상관 없이 기업 자체적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깨닫고 방어나 자선, 홍보를 넘어 전략의 단계까지 성숙된 것일까?

캐서린 스미스 보스턴대학 기업시민연구소 소장은 “기업과 시민 CSR를 통해 보다 나은 의사결정, 시장 참여, 장기적 가치창출, 우호적인 환경 형성, 평판 제고, 파격적인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몇몇 기업들의 CSR 활동은 기업 자신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 기업에 속해 있는 종사자들에게도 큰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사회공헌은 기업의 책임을 넘어 제2의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이 사회로부터 긍정적이고도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제품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광의적으로 볼 때 ‘올바른 소비’로도 인식된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적극적인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기업의 사회공헌부서 임원은 “사회공헌은 그 행위 자체의 사회적 의미를 넘어 기업의 영업활동에 많은 영향을 준다”며 “특히 우리기업이 생소한 해외 신시장에서 현지 사회를 위한 공헌 활동은 필수적”이라고 단언했다.

해외 신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과 높은 가격 경쟁력이 필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제품도 중요하지만, 현지 사회에 기업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야만 거부감 없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며 “신시장의 상당수는 정부의 보호정책이 강한데, 진출 기업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면 이 같은 장벽도 비교적 쉽게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커버스토리에는 우리 기업들의 CSR 활동을 살펴본다.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가져오는 데 우리 기업들은 어떤 역할과 노력을 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문제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또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사회공헌이라는 도구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생생한 현장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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