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책 속에 길이 있다] ‘주식농부’ 박영옥 “쉽고 안전한 주식… 올바른 투자법 알리고 싶었다”

입력 2013-09-10 10:21 수정 2013-09-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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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철학 담은 ‘주식, 농부처럼…’ 등 펴내

▲박영옥 대표는 “대기업처럼 주력산업은 아니지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회사에 투자한다”며 “농기계업체 대동공업, 가죽 관련 업체 조광피혁 등 5개 종목은 정기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앞으로 노후는 부동산이 아니라 주식 투자가 책임진다. 자본시장이 희망이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소위 ‘슈퍼 개미’다. ‘주식농부’로 더 유명한 그는 책 세 권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책을 쓰는 이유에 대해 “주식투자는 생각보다 쉽고 안전하다는 사실(‘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을 알리고,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에 기여할 목적”이라고 설명한다.또 “자본시장이 부동산이 아닌 금융자본시장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자녀들에게 경제교육(‘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 특히 주식 투자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는 것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결국 주식이 답이다= 박 대표는 주식이 곧 희망이라고 말한다. 부동산시장 침체, 평균수명 연장, 회사 재직기간 단축 등의 변화 속에서 안정적 노후를 보내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부동산이 재산 증식의 대표 수단이었다면 앞으로는 자본시장, 즉 주식이 자산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어섰고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있는데 인구는 점점 줄어들어 부동산이 돈을 벌어 주는 시기는 지났다”며 “회사 재직기간도 짧아지는 상황에서 일을 못 하는 만큼 보유재산을 늘릴 수 있는 대안은 주식투자”라고 조언한다.

시중의 ‘유동성’도 주식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분석한다. 박 대표는 “경제 호황이든 불황이든 시장에서 돈은 늘 투자할 곳을 찾는다”며 “부동산에서 빠진 자금은 상당부분 주식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과거 부동산 투기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에게 주식이란 ‘매매’가 아니라 ‘기업의 성과를 나누는 것’이다. 그가 처음 출간한 책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를 쓴 이유도 올바른 주식 투자 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는 “농부는 겨울이라고 농사일을 놓지 않고 사계절 내내 꾸준히 신경 쓰고 부지런히 노력해 수확한다”며 “기업도 성장 주기가 있어 연구개발, 경기악화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때가 있지만 결국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종잣돈을 뿌리고 거두는 것이 주식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가치투자라는 말도 회의적이다. 박 대표는 “가치투자는 단순히 여러 요인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사들여 가격이 오를 때 되파는 것으로, 일종의 모멘텀 투자이지만 농심(農心)투자는 기업에 주인 의식을 갖고 시업의 성과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법개정안은 올바른 투자 문화에 도움 = 박 대표는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개인의 올바른 태도뿐 아니라 자본시장이 바로 서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기업과 부자에 대한 이중적 인식 변화와 공정한 자본시장 질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 대표는 주식투자를 일반적 경제활동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기업은 우리에게 삶의 근간이자 터전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인에게는 수입을, 정부에는 세금을 내는 존재”라며 “주식이란 일반인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유치하고 더 큰 이익을 실현하면 공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증시에 풀린 돈 중 33%는 외국인, 30%는 기타 법인, 기관은 15%, 개인이 22% 정도로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익 대부분은 외국인과 기업이 가져간다”며 “기업에서 일하는 개인은 이 성과를 나누지 못하고 단순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즉, 기업가치 상승이나 이익 증가로 인한 성과는 대부분 외국인과 기업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공정한 자본시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나 애플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이건희나 삼성전자는 부정적으로 본다”며 “이 같은 간극은 그동안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못한 우리의 모습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개정안과 관련 중소ㆍ중견기업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상법개정안을 대기업에 무리하게 적용하면 외국자본의 먹잇감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며 “그러나 중소ㆍ중견기업은 독단적인 경영을 하거나 드러나지 않는 불공정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견제를 할 필요가 있다” 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아직도 주식투자를 운에 맡기는 도박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주식시장이야말로 경제 경험을 하기 좋은 곳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부모투자자들이 자녀에게 주식투자를 하도록 권유한다.

그는 “주식시장은 개별 기업은 물론, 경제에서 문화적 사건까지 반영되는 곳”이라며 “자녀에게 주식 투자를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은 경제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박영옥은 누구

주경야독 신문팔이 소년에서 증권 지점장 경력 슈퍼개미로

“사람들이 주식 부자라고 하면 고생하지 않고 큰 줄 안다.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신문도 팔고 공장에서 일하며 대학을 다녔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소위 ‘슈퍼 개미’다. 박 대표는 농부의 심정으로 씨를 뿌려 과실을 기다린다는 투자철학을 갖고 스스로를 ‘주식 농부’로 정의한다.

전라북도 장수에서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서울로 가서 돈을 벌려고 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부모님을 설득하고 등록금까지 내줘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다. 중학교 내내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유지했지만 집안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중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온 박 대표는 섬유가공 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3년 넘게 일했다. 일을 하면서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경복부설방송통신학교에 입학했지만 경제적으로 여전히 힘들어 학업에 몰두할 수 없었다.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신문을 팔기 시작했다. 그는 매일매일 신문을 읽으며 사회, 경제에 대한 식견을 쌓았고 돈의 속성을 몸으로 익혔다.

박 대표는 “신문을 팔 때 거스름돈 20원을 안 받는 사람에게서 남은 돈을 모으면 1000원이 됐고, 1000원이 쌓여 10만원이 됐다”며 “이때 푼돈의 힘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어렵게 학업을 이어간 박 대표는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에 특수장학생으로 입학한 뒤 재학 중 증권분석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증권가에 입성한다. 대학을 조기 졸업하고 현대투자연구소, 대신증권, 국제투자자문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당시 박 대표는 교보증권으로부터 상품운용을 해 달라며 과장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주식운용부에서 약 15억원의 이익을 낸 그는 갑자기 실적이 꼴찌인 사당지점으로 발령을 받는다. 이후 발령 3년 만에 사당지점을 최우수 점포로 만든 그는 교보증권 최우수 사원 표창을 받고 이사회 만장일치로 서른여덟 나이에 교보증권 압구정 지점장을 맡았다.

승승장구도 잠시, 당시 IMF가 찾아와 증시가 폭락했다. 그는 모은 돈과 어머니께 사 드린 집을 빼 고객들이 입은 손실을 보전해주고 주식 투자에 대한 철학과 방법을 전면 재검토한다. 주식은 차익을 남기기 위한 매매가 아니라 성과를 나누는 ‘투자’라는 농심(農心) 투자철학을 갖게 된 것이 이 시기다.

2000년 박 대표는 경영 컨설팅 및 전업 투자자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주식농부’ 박영옥의 이름은 911 테러 상황에도 불구하고 2001년 이후 연평균 투자 수익률 50%를 기록하면서 유명세를 탄다.

한편 그는 2010년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를 출간해 주목받았으며, 2011년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 2012년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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