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증권사들에 막대한 타격을 줬던 채권 관련 손실이 2분기에는 완화될 전망이다.
1분기(4∼6월) 증권사 ‘채권 쇼크’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금리 변동폭이 2분기 들어 크게 줄어들면서 금리가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지난 1분기 확대됐던 금리 변동성이 2분기 들어 크게 완화됐다.
7월 초 연 2.99%였던 금리는 7월 말에 연 2.92%로, 8월 말에 연 2.88%까지 점차 하락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이달에는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강화된 탓에 지난 6일 기준으로 금리가 연 2.99%로 재차 상승했지만, 2분기 전체적으로 볼 때 금리 변동폭은 연 2.84∼3.00%에 그친다.
반면 지난 4∼6월 금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우려를 본격적으로 촉발한 버냉키 쇼크 이후 크게 요동쳤다.
지난 5월 초 연중 최저 수준(연 2.44%)까지 떨어졌던 금리는 5월 말 연 2.78%로 한 달 만에 0.34%포인트나 급등했고, 결국 6월 말에 연 3.12%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1분기의 금리 변동폭은 연 2.44∼3.12%에 달했고, 이는 지난 1분기 증권사 채권 쇼크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몇 달 동안 금리 흐름이 안정화되면서 올 2분기에는 증권사들의 채권 관련 손실액이 1분기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증권사의 특성상 보유한 채권 규모를 탄력적으로 줄이기 어렵고, 금리는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7∼9월)에도 증권사들이 채권 관련 손실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62곳이 보유한 전체 채권 규모는 외화·원화채권 통틀어 총 136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채권 보유량은 지난해 12월 말(121조8000억원) 대비 올해 3월 말(134조원) 10% 넘게 늘었고, 3월 말 대비 6월 말에도 1.9% 증가했다.
지난 5∼6월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량 증가폭이 제한적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보유 규모를 줄이지는 못한 셈이다. 이는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 특성상 탄력적인 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 중 자기자본으로 운용하려는 목적의 '트레이딩용' 채권은 비중이 크지 않다.
현재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대부분은 환매조건부채권(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주가연계증권(ELS) 등 고객에게 판매한 금융상품에 연계된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해도 증권사가 마음대로 내다 팔 수 없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증권사들이 세제 개편에 따른 절세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채권 보유규모가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5∼6월 금리 변동성 확대로 ELS와 RP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관련상품 판매가 뜸해지자 채권 보유규모 증가폭도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